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남북협력에 더 냉담해진 북한 "치적쌓기용 생색내기"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뻔뻔스럽게 남북관계에서 뭐 할듯이 수선 떨어"

아시아경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사진은 준공식 현장에서 자신감에 찬 김 위원장의 모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남한의 거듭되는 남북협력 의지 표명에도 북한은 냉담한 반응을 이어가면서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다.


1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경제적 잘비은 사회주의강국 건설의 중요한 담보'라는 제목의 1면 논설을 통해 "빚진 종이라고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않으면 남에게 머리를 숙이게 되고 무릎을 꿇게 된다"며 "경제적 예속은 정치적 예속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적대 세력들은 우리를 경제적으로 질식시키려고 발악하고 있다"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지속시켜 내부에 혼란을 조성하고 사회주의강국으로 향한 우리의 진군을 멈춰 세우려는 적대 세력들의 책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산화와 재자원화 사업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며 "자체의 힘을 원동력으로 하는 경제발전"을 강조했다. 신문은 "남의 것, 남의 방조로는 일시적인 성장이나 화려한 변신은 가져올 수 있어도 지속적이고 계획적인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대외선전매체를 통해서는 남북협력에 대한 비난을 계속했다.


이날 '메아리'는 '민심기만용 생색내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시기 남조선 당국은 친미사대와 동족대결 책동을 일삼으며 정세를 악화시켜놓고도 이제와서 뻔뻔스럽게 저들이 북남관계에서 무엇인가 해놓을 듯이 수선을 떨며 민심과 여론의 이목을 잡아끌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올해 들어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남북 간 독자적 협력'에 대한 비난으로 읽힌다. 이 매체는 "친미사대와 동족대결로 북남관계를 파국에 몰아넣은데 대한 자책과 반성은 꼬물만큼도 없이 말재간만 피우는 것은 철저한 민심기만용, 생색내기외에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3일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 있어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은 찾아내서 해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남북 방역 협력을 방안으로 제시하는 한편,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과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북한 개별관광 등 기존 제안들도 모두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남북협력에는 호응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중국·러시아와는 점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대미문의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확고히 승기를 잡은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칭송한 구두친서를 보냈다. 이튿날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제2차 세계대전 승전일에 맞춰 축전을 보냈다.


국경을 접한 전통적 우방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계산된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패트리샤 김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김정은 정권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주요 강대국인 중국과 러시아와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한다"며 "북한이 서울과 워싱턴에 손을 내밀지 않는 사실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외교적 대화, 특히 핵 협상을 진전시키는 것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