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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대회 우승’ 김연의 부활, 피겨복의 힘?

매일경제 김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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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대회 우승’ 김연의 부활, 피겨복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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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가 돌아왔다.

3월 17일 오전(한국 기준) 캐나나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2013 ISU 세계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 전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이에 보답하듯 2년만에 컴백한 김연아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날은 지난 쇼트 프로그램에서 다소 아쉬운 점수였지만 '뱀파이어의 키스'로 중간 집계 1위에 올랐던 김연아 선수의 연이은 프리 스케이팅 연기를 선보였다. 객석에 있는 관중들은 '레 미제라블' 프로그램의 구성만큼이나 그의 피겨복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색상에 대한 스포츠계의 속설 때문이다.

'올림픽 프리스케이팅에서 파란색 피겨복을 입으면 금메달, 세계선수권에서는 붉은색 피겨복을 입어야 1등을 한다'라는 피겨계의 속설은 과연 이번에도 통했을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아니다. 그는 그레이 피겨복으로 당당히 종합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그동안 프리 피겨스케이팅에서 다양한 컬러의 의상을 선보인 바 있다. 그는 시니어 첫 시즌 프리 스케이팅 '종달세의 비상'을 선보일 때 스카이 블루 의상으로 부드럽고 가벼운 스타일의 피겨복을 선보였다.

이어 2007년에는 '미스 사이공'에서는 자주빛을 의상을, 2008년 '세헤라자레' 강렬한 레드의 의상으로 왕비의 일생을 표현해 극찬을 받은 바 있다. 2009년 올림픽에서는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와 함께 짙은 블루컬러의 홀터넥 스타일을 선보였다. 당시 연기 후 한 인터뷰를 통해 김연아는 "실제 이 피겨복의 속설을 알고 있었고, 신경을 써서 제작한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18개월 만에 공백을 깨고 나타난 2010년에는 의외로 '오마주 투 코리아' 산수화를 연상케 하는 블랙 컬러의 의상을 선보였다. 국내 팬들을 위한 작품으로 알려진 이 작품에서는 블랙컬러 바탕에 비즈 장식으로 그레이부터 화이트까지 그라데이션 효과를 낸 이색 스타일로 주목을 받았다.

김연아는 이번에 책과 영화가 아닌 단 4분 10여초 만에 빙상 위에서 '레 미제라블'을 연기했다. 프로그램의 구성, 음악, 의상을 통해 축약된 모든 미학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그는 이번에 '뱀파이어 키스'와 '레 미제라블' 연기에서 선보인 피겨복을 모두 국내 디자이너 안규미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해 12월에 독일 도르트문트 아이스스포르젠트룸(Eissportzentrum)에서 NRW트로피 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통해 한차례 선보인바 있는 이 의상들은 모두 김연아 선수의 의견이 반영된 디자인이다.


쇼트 프로그램 중 김연아

쇼트 프로그램 중 김연아



쇼트 프로그램 '뱀파이어의 키스' 때 선보인 의상은 전체적으로 뱀파이어라는 주제에 맞게 어둡고 음울한 느낌을 띠도록 제작됐다.

김연아 소속사 올댓스포츠 측은 "회색과 하늘색이 섞인 다소 밝은 색 원단 및 하늘거리는 치맛단으로 뱀파이어에게 매혹된 여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순수함을 드러내고자 했다. 또 흑백 영화와 같은 느낌을 반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프리 프로그램 '레 미제라블'에서 입은 의상에 대해서는 "'레 미제라블' 작품상 인물들이 당시 시대를 살아가던 평범한 사람들이기에 의상은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도록 제작했다"며 "회색에 가까운 카키색으로, 의상 네크라인이나 소매주름, 비즈장식 등에서는 '레 미제라블' 시대적인 느낌이 잘 드러나길 원했던 김연아 의견이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스케이팅 연기를 통해 김연아는 피겨복 속설 마저 깨고 4년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 성공적인 부활의 신호탄을 알렸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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