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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어짤 수건도 없다…이스타항공, 희망퇴직금 지급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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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어짤 수건도 없다…이스타항공, 희망퇴직금 지급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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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납입기한 2주 내 지급 안돼…밀린 월급도 지연

유동성 위기 갈수록 악화…'엎친 데 덮친 격' 인수도 난항



지난3월2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멈춰서 있다. 2020.3.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지난3월2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멈춰서 있다. 2020.3.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국내 항공사 첫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지난달 실시한 희망퇴직 신청자들에게 퇴직금을 제 때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면서 직원 임금 미지급은 물론 여객 운영도 전면 중단한 상태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실시한 희망퇴직 대상자들에게 아직까지 퇴직금, 위로금 등을 포함한 금품 청산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총 3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자 66명을 신청받아 24일부터 순차적으로 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희망퇴직 모집 공고에는 Δ위로금으로 통상임금(기본급·교통보조비·중식대·직책수당·자격수당 등) 3개월분 Δ2~3월 미지급임금 Δ4월 미지급임금(휴업수당) Δ법정퇴직금 Δ연차수당 Δ우대항공권 등을 주겠다고 제시했다. 희망퇴직으로 인한 금품청산은 희망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지급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첫 희망퇴직이 실시된 지난달 24일 이후 2주가 지난 7일이 입금 기한 마지막날이었으나 퇴직금과 위로금 등은 나흘이 지난 11일에야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측은 지난주 입금 기한이 지난 대상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로 사정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모든 금품이 청산된 것은 아니다. 희망퇴직자들에게 지급되지 않은 2~4월 3개월의 임금 미지급분에 대해선 오는 22일 지급을 완료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부서 혹은 개인마다 업무 인수인계 등 사정이 달라 희망퇴직이 적용되는 일자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며 "일단 24일 퇴직자들에 대해선 11일 먼저 퇴직금, 위로금 지급을 완료했고 나머지 금품에 대해서도 청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면서 직원들의 임금을 3개월 연속 미지급하고 있다. 또 지난 4월에는 국내 항공사 중 처음으로 국내선, 국제선 셧다운에 돌입, 운영 중단을 이달까지 연장했다. 당시 사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사업계획 변경"을 공식적인 셧다운 사유로 밝혔지만 업계에선 운영비 부족이 가장 큰 이유로 거론됐다.


최근에는 90명 내외 규모로 구조조정 실시도 예고했다. 당초 구조조정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컸으나 내부 반발과 조종사 노조를 포함한 직원들 사이에서 고통분담을 통한 고용유지안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어 사측이 관련 결정을 미룬 상태다.

이스타항공이 유동성에 숨통이 트기 위해선 일단 제주항공의 인수대금 잔금 납입이 시급하다. 사측도 지난달 사내 공지를 통해 지난 4월 임금 미지급 사실을 밝히며 "조속한 시일내 (제주항공과의) 인수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빠른 경영정상화를 통해 미지급한 급여가 지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지연되고 있어 재정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제주항공이 해외 기업결합 심사 지연을 이유로 이스타항공의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시점을 연기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이 인수대금 545억원 중 이행보증금 115억원을 제외한 430억원의 잔금 역시 해외 기업결합 심사 승인이 마무리되는대로 납입한다는 방침이어서 당장 재정적 지원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유동성 지원과 관련해 이스타항공이 직접적으로 받는 재정지원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제주항공 인수밖에는 기댈 곳이 없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지연되고 있어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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