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제' 적용 신청자 분산 효과
전국 172만 가구, 1조 1556억원 신청
점심시간 전후만 일부 접속 지연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의 신용·체크카드 신청이 시작된 11일 한 카드사 누리집에 지원금 신청 안내문의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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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신용·체크카드 신청이 11일 아침 7시부터 9개 카드사 누리집에서 시작됐다. 사상 첫 전국민 대상의 지원금 지급 사업이니만큼 혼란이 예상됐지만, 큰 차질 없이 접수가 진행됐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9시를 기준으로 전국 172만 가구가 총 1조 1556억원의 지원금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이 친숙한 젊은층은 “신청이 생각보다 간편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카드사별로 별도의 전용 누리집을 만들어놓아서 개인 인증 뒤 몇가지 정보를 기입하면 쉽고 빠르게 신청을 할 수 있었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김선우(40)씨는 “오전에 카드사 누리집을 통해 재난지원금 신청을 마쳤다”며 “신청 첫날이라서 오류를 각오했지만, 3분 만에 ‘신청이 완료됐다’는 문구가 떠 편리했다”고 했다. 지원금 신청이 완료되면 이틀 안에 포인트가 지급될 예정이다.
신청 첫날이라 작은 혼선이 없진 않았다. 직장인들의 신청이 몰린 점심시간 전후엔 일부 카드사 누리집들의 접속이 지연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카드사들은 이용자들이 몰릴 것에 대비해 따로 누리집을 만들고 서버까지 확충했지만, 다른 은행 거래까지 몰리는 월요일이라서 장애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카드사는 마스크 구입처럼 5부제를 적용해 신청인들을 분산한 것이 그나마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공인인증서를 기반으로 온라인만으로 신청받은 탓에 신청 자체를 어려워하는 노년층도 있었다. 광주시에 사는 이아무개(65)씨는 “신용카드사 누리집에서 정부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려다가 하루 종일 진땀을 뺐다. 동 주민센터에 도움을 받으려고 갔지만, 다음주 오프라인 신청 기간에 다시 오라는 답변을 듣고 (온라인 신청을) 포기했다”고 했다.
지자체에는 재난지원금 관련 문의 전화가 잇따랐다. 서울 한 구청 관계자는 “오전에만 1000통 넘는 전화를 받았다. ‘아이가 태어나 가족 수가 많아졌거나, 세대주와 별거 중이라서 따로 지원금을 신청하고 싶다’는 이의신청 전화가 가장 많았고, 신청 방법부터 사용처까지 다양한 사안을 묻는 문의 전화도 많아 직원들이 화장실에 갈 시간도 없다”고 했다.
지자체들은 오프라인 신청이 시작되는 18일부터 더 많은 민원인이 몰릴 것에 대비해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 금천구는 4일부터 구청 지하에 ‘재난지원금 추진단’을 꾸려 신청을 안내하고 있고, 노년층이 많은 충남 태안군의 경우 18일부터 직원들이 직접 마을회관에 찾아가 지원금 신청을 받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계획했다.
지자체에 따라 재난지원금 사용처가 다소 달라 혼란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에 본사가 있는 스타벅스의 경우 서울 시민들은 재난지원금으로 스타벅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다른 지역 거주자는 스타벅스 사용이 제한된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역사상 처음인 정책의 시행 초기라서 다소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최대한 시민들이 불편 없이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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