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라임 자금이 김 회장 측 회사를 거쳐 일부 조직폭력배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돈의 흐름과 용처를 수사 중인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김 회장이 투자받은 3000억원 중 300억원을 들여 필리핀 세부에 있는 한 카지노 리조트를 인수했는데, 이 리조트의 전 소유자가 국내 조직폭력배 일당이라는 것.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리조트 지분을 놓고 내분이 생겨 2018년 8월에는 총격전까지 벌였고, 현지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로 알려졌다.
현재 관련자들 중에 상당수는 도피 중이며 이 가운데 일부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수배 요청된 상태다.
검찰은 김 회장이 이 리조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국내법과 현지법망을 피하기 위해 편법으로 동원했으며, 이 과정에서 국내외 기업법인들이 동원된 부분까지 확인했다.
해당 리조트는 카지노 라이선스를 보유한 법인과 건물·토지를 보유한 법인들로 구성돼 있는데, 외국법인이나 외국인은 부동산을 직접 매입할 수 없고 부동산 지분의 40%까지만 인수할 수 있기 때문에 현지인이나 현지기업들과 합작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에게 카지노 리조트 지분을 매각한 조폭들 역시 현지인 명의로 지분을 보유하다 내분에 휩싸였다.
하지만 김 회장은 외국인 투자법인을 세우지 않고 메트로폴리탄 대표 개인 명의로 리조트 법인들의 지분 약 40%만 인수하고, 나머지는 필리핀 현지인의 이름을 빌리는 방식으로 매수했다. 심지어 카지노 법인은 지분 100%를 현지인 차명으로 매입했다.
국내 카지노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지노의 경우 이렇게 차명으로 된 지분을 매매할 때가 종종 있다”며 “(이런 경우) 매수인과 매도인, 카지노 운영자가 두터운 신뢰관계를 형성한 상태여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세부 카지노 리조트 매수매각은 지분 이전 등기가 이뤄지지 않은 거래라는 점에서 김 회장과 이들 조폭이 이미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는 사이일 뿐 아니라 상호 신뢰하는 관계가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김 회장이 지분 갈등에 휘말린 리조트를 인수하면서 투자받은 돈이나 회삿돈을 빼돌리는 등 불법적인 수익을 얻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이미 일부 채권자들은 “리조트를 인수한다며 라임으로부터 투자받은 돈을 횡령했다”며 “이를 폭력조직에 인수대금 명목으로 넘겨 자금 세탁했다”고 김 회장과 메트로폴리탄 대표 B씨를 범죄수익은닉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라임의 자금이 차명으로 리조트 매입에 사용됐을 경우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상당한 지장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메트로폴리탄 관계자는 "차명으로 지분을 산 것은 맞지만 차명 주주들에게서 확약서를 받았기 때문에 메트로폴리탄이 카지노와 리조트 법인 지분을 100% 소유한 것과 같다"며 "회사 관리 아래 있기 때문에 김 회장이 회사 몰래 카지노 지분을 매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근 기자 sdk6425@ajunews.com
신동근 sdk6425@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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