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에서 홈리스 배제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하라' |
(서울=연합뉴스) 장우리 기자 =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시 노숙인(홈리스)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세부 지침을 개선해달라고 시민단체들이 정부에 촉구했다.
빈곤사회연대·홈리스행동 등 4개 노숙인 인권 단체들은 11일 서울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숙인들이 지원 대상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찾아가는 신청 서비스'를 제공하고, 선불카드나 지역사랑상품권이 아닌 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공인인증서나 신용·체크카드, 휴대폰 사용이 어려운 노숙인들에게는 현장 신청이 유일한 창구"라며 "그러나 노숙 지역과 주민등록지가 다른 데 교통비가 없어 지원금을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불카드나 상품권은 홈리스 상태에 있는 이들의 필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비교적 저렴한 주거지인 쪽방·고시원은 현금으로만 거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들 단체가 이달 9∼10일 긴급재난지원금 현금지원 대상자가 아닌 노숙인 102명을 대상으로 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77.5%가 지방자치단체 재난수당을 신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주소지가 현 거주지에서 멀어서'(27%), '신청 방법을 몰라서'(26%), '거주불명등록자라서'(23%) 등이 있었다.
응답자 50%는 가장 필요한 지출 항목으로 주거비를 꼽았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수단 중 하나인 신용·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이들은 전체의 24.5%에 불과했다.
단체들은 "코로나19발 생계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 대책에서 정작 가장 가난한 노숙인들이 배제되고 있다"며 "홈리스에 대한 차별 없는 재난지원금 보장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러한 제안을 담은 요구서를 청와대 민원실에 제출했다.
iroow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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