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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하필 등교 이틀 앞두고 또 집단감염…학부모·학교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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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뒤 고3부터 등교 앞둔 학생·학부모 우려 커져

등교수업 막바지 준비 학교도 등교연기 여부에 촉각

등교 앞둔 고3, 추가 연기땐 원격수업 공백 `우려`

정부 "역학조사 초기단계…등교 연기 거론 성급"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오는 13일 고3부터 시작되는 등교 수업을 이틀 앞두고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산하면서 학생·학부모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아직 등교 연기를 거론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입장이지만 등교 수업을 가정해두고 막바지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던 학교 현장도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특히 고3 교사들의 경우 등교수업일부터는 온라인 수업 준비를 해놓지 않아 갑작스럽게 등교가 연기될 시 혼선이 예상된다.

이데일리

서울시 양천구 ‘가방(같이해서 가치 있는 학교 방역)봉사단’이 8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광영고등학교 교실에서 방역 소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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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發 코로나19 확산에 등교 개학 우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당장 이틀 뒤 고3부터 순차 실시되는 등교 개학을 앞두고 학생·학부모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66번 환자 A(29)씨가 지난 2일 방문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한 집단감염으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드는 것으로 보였던 코로나19 상황이 변수를 맞게 됐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기준으로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총 54명으로 클럽방문은 43명, 가족·지인 등은 11명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서울30명, 경기14명, 인천6명, 충북2명, 부산1명, 제주1명 등이었다. 이 영향으로 같은날 0시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총 34명으로 28일 만에 30명을 넘어섰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12일 32명을 기록했고 다음날인 13일에는 27명으로 떨어진 이후 계속 30명 미만을 유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초·중·고는 지난 4일 교육부가 발표한 등교수업 방안에 따라 오는 13일 고3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등교 수업을 시작한다. 20일에는 고2, 중 3, 초 1~2, 유치원생이, 27일에는 고1, 중2, 초 3~4학년이, 마지막으로 6월1일에는 중1, 초 5~6학년이 등교한다.

정부의 등교 수업 방안 발표에 반대 목소리를 내던 학부모 우려는 더욱 커진 모습이다. 맘카페를 비롯한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태원 사태까지 발생했는데 정말 개학해도 되느냐”, “등교개학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걱정이다” 등의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유치원생 자녀가 있는 서울 마포구의 한 학부모는 “이태원 클럽 감염이 어떻게 확산될지 모르는데 최소 이번 달은 등교하지 않는 게 안전하지 않느냐”고 우려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등교 개학 연기` 청원 참여자도 늘고 있다. 지난달 24일 올라온 `등교 개학 시기를 미루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14만3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밖에도 4만5000여명이 동의한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 유치원 우선 등교를 반대합니다` 등 다수의 등교 연기 청원이 올라와 있다.

◇등교 연기 여부에 학교도 촉각

당장 이틀 뒤 우선 개학하는 고3은 더욱 불안한 기색이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고3 박모(18) 학생은 “진로·진학 불안에 빨리 등교하고 싶긴 하지만 만에 하나 감염될 경우 대입 준비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불안감도 든다”고 우려했다. 고3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수만휘` 에서는 “고3으로서 너무 착잡하다”, “개학하면 안 될 것 같지만 방구석 모의고사를 2번이나 치를 순 없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한 학생이 지난 8일 올린 설문조사에는 전체 521명 중 73%(379명)의 학생이 개학하면 안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등교 개학 막바지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던 학교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일선 학교들은 방역과 유증상·확진자 발생 모의훈련, 식사·등하교 지도 예행 연습 등 등교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중간고사뿐 아니라 고등학교의 경우 야간 자율학습, 방과후학교 실시 등 세부 일정 조율도 대부분 끝마쳤다. 감염 확산으로 등교가 연기되면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고3 교사들의 경우 수업 진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당장 이틀 뒤인 등교 수업일부터는 온라인 수업 준비를 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고3 담임 교사는 “13일부터는 등교 수업 예정이므로 거의 모든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지 않은 상태”라며 “보통 전 주에는 일주일 치 수업을 준비해놓는데 갑작스레 등교가 연기되면 수업에 차질이 생긴다”고 말했다.

감염 우려에 학생들의 체험학습 신청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교육부는 최근 교수학습 평가 가이드라인 중 `교외체험학습` 인정 사유로 `가정학습`을 추가했다. 교외체험학습은 학생·학부모가 사전 계획서나 결과 보고서 제출을 통해 출석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제도로 통상 연간 20일가량이 주어진다. 경남의 한 고3 부장 교사는 “체험학습으로 학생들이 대거 학교에 나오지 않을 경우 중간고사 실시도 곤란해진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10일 오후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공식적으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연기 요청을 아직 받지는 않고 있다”면서 “다만 고3의 개학을 사흘 정도 남겨놓고 있기 때문에 아마 여러가지 점검과 논의는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도 “등교일정에 관련해서는 아직 역학조사 초기 단계로 당장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며 “확산 추이, 학교 현장 의견수렴 등을 통해 빠른 시일 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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