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망설’, 역대급 해프닝으로 마무리
탈북 당선인 태영호·지성호, 혼란만 부채질
김동엽 교수 “북한쪽 역정보에 당했을 가능성”
‘박근혜 정부’ 개성공단 폐쇄 반발여론 의식해
‘이영길 총참모장 숙청’…가짜뉴스 만들기도
지난달 21일 미국 <시엔엔>(CNN)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술을 받은 뒤 중태에 빠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최고 지도자의 건강이상설에 한반도 정세는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이죠. 태영호, 지성호 두 예비 국회의원은 언론을 상대로 ‘김정은 건강이상설’에 기름을 붓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습니다. 심지어 지 당선인은 “(김 위원장) 사망을 99% 확신한다”는 주장까지 내놓았고요.
결과는 여러분이 아시는대로입니다. 지난 2일 김 위원장이 북한 매체에 등장한 겁니다. 그가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공식 행사에 참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건강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됐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북한 관련 가짜뉴스를 뿌린 적도 있습니다. 2016년 2월10일 개성공단이 문을 닫던 날, 박근혜 정부는 통일부를 통해 이영길 인민군 총참모장이 숙청됐다는 보도자료를 뿌렸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개성공단 폐쇄에 관한 비난 여론을 잠재우려고 정부가 이영길 총참모장 숙청 관련 보도자료를 뿌린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작전은 성공한듯 했지만, 불과 석달 뒤 이 총참모장이 살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관련 가짜뉴스는 왜 끊이지 않는 것일까요. 해법은 없는 걸까요. 김동엽 교수는 <한겨레TV> ‘하드보일드 리포트’ 인터뷰에서 북한 가짜뉴스가 품고 있는 ‘의도’를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예컨대 두 명의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이 확대·재생산한 김정은 건강이상설은 북한 당국 일부가 의도를 가지고 만든 ‘역정보’일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추론입니다.
“남한 사회를 어지럽히거나 우리의 정보능력을 확인하려는 목적도 있을 수 있으나, 그보다는 남한 사회에서 두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에 대한 신뢰도와 위상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을 수 있다.” 아울러 김 교수는 “태영호·지성호 두 당선인이 잘못된 주장의 ‘근거’를 최대한 소상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북한 관련 가짜뉴스를 효과적으로 걸러내는 방법, 그 길은 역설적으로 북한 뉴스를 막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김 교수는 “우리부터 노동신문 등 북한 관련 뉴스를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북한 뉴스가 투명하게 공개될수록 북한 사회를 제대로 들여다보는 시각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또 그는 “학계와 언론, 시민사회단체가 북한에 대한 많은 팩트를 제공해 가짜뉴스가 설 수 없는 자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북한과 관련해 어떤 전문가를 믿어야 할지, 북한 관련 가짜뉴스의 진짜 문제는 무엇인지 등 좀더 구체적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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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당선인 태영호·지성호, 혼란만 부채질
김동엽 교수 “북한쪽 역정보에 당했을 가능성”
‘박근혜 정부’ 개성공단 폐쇄 반발여론 의식해
‘이영길 총참모장 숙청’…가짜뉴스 만들기도
‘가짜뉴스 된 김정은 사망설...북한의 '역공작'으로 보는 이유’ 한겨레TV 영상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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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미국 <시엔엔>(CNN)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술을 받은 뒤 중태에 빠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최고 지도자의 건강이상설에 한반도 정세는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이죠. 태영호, 지성호 두 예비 국회의원은 언론을 상대로 ‘김정은 건강이상설’에 기름을 붓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습니다. 심지어 지 당선인은 “(김 위원장) 사망을 99% 확신한다”는 주장까지 내놓았고요.
결과는 여러분이 아시는대로입니다. 지난 2일 김 위원장이 북한 매체에 등장한 겁니다. 그가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공식 행사에 참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건강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됐습니다.
북한 관련 가짜뉴스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특히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을 ‘죽었다’ 혹은 ’숙청당했다’고 보도한 사례가 많습니다. 1986년 11월16일 <조선일보>는 ‘김일성 피격설’을 1면에 보도했습니다. 문제의 보도가 나온 지 이틀만에 김일성 주석은 북한 매체를 통해 건재를 알렸고요. <조선일보>는 2013년에도 ‘현송월 총살설’을 단독 보도했는데, 이것도 오보였습니다. 현송월은 지금도 살아 있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북한 관련 가짜뉴스를 뿌린 적도 있습니다. 2016년 2월10일 개성공단이 문을 닫던 날, 박근혜 정부는 통일부를 통해 이영길 인민군 총참모장이 숙청됐다는 보도자료를 뿌렸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개성공단 폐쇄에 관한 비난 여론을 잠재우려고 정부가 이영길 총참모장 숙청 관련 보도자료를 뿌린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작전은 성공한듯 했지만, 불과 석달 뒤 이 총참모장이 살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짜뉴스 된 김정은 사망설...북한의 '역공작'으로 보는 이유’ 한겨레TV 영상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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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된 김정은 사망설...북한의 '역공작'으로 보는 이유’ 한겨레TV 영상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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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가짜뉴스는 왜 끊이지 않는 것일까요. 해법은 없는 걸까요. 김동엽 교수는 <한겨레TV> ‘하드보일드 리포트’ 인터뷰에서 북한 가짜뉴스가 품고 있는 ‘의도’를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예컨대 두 명의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이 확대·재생산한 김정은 건강이상설은 북한 당국 일부가 의도를 가지고 만든 ‘역정보’일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추론입니다.
“남한 사회를 어지럽히거나 우리의 정보능력을 확인하려는 목적도 있을 수 있으나, 그보다는 남한 사회에서 두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에 대한 신뢰도와 위상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을 수 있다.” 아울러 김 교수는 “태영호·지성호 두 당선인이 잘못된 주장의 ‘근거’를 최대한 소상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짜뉴스 된 김정은 사망설...북한의 '역공작'으로 보는 이유’ 한겨레TV 영상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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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가짜뉴스를 효과적으로 걸러내는 방법, 그 길은 역설적으로 북한 뉴스를 막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김 교수는 “우리부터 노동신문 등 북한 관련 뉴스를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북한 뉴스가 투명하게 공개될수록 북한 사회를 제대로 들여다보는 시각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또 그는 “학계와 언론, 시민사회단체가 북한에 대한 많은 팩트를 제공해 가짜뉴스가 설 수 없는 자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북한과 관련해 어떤 전문가를 믿어야 할지, 북한 관련 가짜뉴스의 진짜 문제는 무엇인지 등 좀더 구체적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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