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 기념 공간 11곳을 3개 노선·5㎞ 길로 이어…일부 계획 변경
사적지 아니지만 캠퍼스 '봉지' 연못 축소·위치변경 아쉬운 목소리도 나와
전남대 '민주길' 5·18 광장 조감도 |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5·18 민주화운동 발원지인 전남대학교 교정의 기념공간들을 연결하는 '민주길'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에 맞춰 선보인다.
전남대는 오는 18일 오후 2시 '민주길 열림식'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전남대 민주길은 80여억원을 들여 학내 민주화운동 기념 공간 11곳을 3개 노선, 5㎞로 잇는 공간 재생사업이다.
제1노선 '정의의 길(1.7㎞)'은 학교 중심축인 정문, 사회대, 인문대, 5·18 광장, 용봉관 등으로 이어지는 동선으로 구성됐다.
2노선 동쪽 '인권의 길(1.8㎞)'은 정문, 민주마루, 1학생회관, 공대, 약대, 후문, 용지 등과 연결되고 3노선 서쪽 '평화의 길(1.5㎞)'은 정문, 치전원, 수의대, 2학생회관, 경영대까지다.
공간은 총 3개로 구성되는데, 핵심지구는 1만5천㎡ 규모의 5·18 광장이다.
이 공간은 호수인 '봉지'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있는 보도와 잔디광장이 높이를 달리해 조성돼 있어 자칫 일장기처럼 보이거나 권위주의적으로 비치고, 공간 활용성도 떨어졌다.
전남대는 기존 공간을 모두 뒤엎고, 대형 잔디광장으로 조성했다.
잔디와 보도의 높이도 없애 하나의 큰 덩어리의 광장으로 조성하고, 기존 지름 30m에 달하는 봉지도 역사성 부여하기 위해 광복절 의미를 담아 8.15m로 축소해 옆으로 이전했다.
당초에는 봉지에 위치한 '임을 위한 행진' 조형물을 정문으로 이전하려 했지만, 조형물을 해체할 수 없어 현 위치에 존치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전남대 '민주길' 조감도 |
10개의 5·18 기념 공간과 시설 등은 역사지구(1만7천200㎡)로 개선됐다.
5·18 발원지이자 사적 제1호인 정문에는 반사 연못과 분수 등을 조성하는 등 규모를 넓혀 민주광장을 조성했다.
정문과 5·18 광장을 잇는 캠퍼스 중심축은 518m 길이의 수로와 함께, 정원과 휴식·기념 공간이 어울리는 새로운 도보 진입로를 개설할 예정이었으나, 수로 길이는 물리적 제약 탓에 420m가량으로 일부 줄였다.
박관현의 언덕길, 윤상원의 숲, 윤한봉 기념정원, 김남주길, 교육지표 마당. 민주의 횃불벽화, 열사기념정원 등도 각각의 특징을 살려 새롭게 탈바꿈했다.
연계지구(6천㎡) 시작, 도약, 성장 등을 주제로 정원이 조성했다.
전남대는 민주길 조성 이후에도 현 80억원 예산 중 10억원을 사용해 방문자센터를 신규 구축할 계획이다.
전남대 기념공간을 역사적 명소로 새롭게 개선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일부에서는 과거 역사적 흔적을 지우고 '개선'에만 초점을 맞춘 사업에 아쉬움을 보인다.
특히 모습은 지속해서 바뀌었지만, 5·18 당시부터 후대 계승 활동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사건을 함께한 '봉지'가 제모습을 잃게 돼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전남대 출신 한 동문은 "해마다 5월이 되면 봉지 주변에 모여 5·18 계승 활동을 시작하던 추억이 있던 공간이 이제는 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아쉽다"면서도 "새롭게 조성한 민주길이 새로운 5·18 기념 명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라진 전남대 '봉지' |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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