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미국과 중국 무역 협상 대표들이 전화통화를 통해 1단계 무역합의 이행에 공감대를 형성한 이후 양국 간 노골적인 비난 분위기는 한층 누그러졌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원설과 무역합의 이행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어서 양국간 팽팽한 긴장감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9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평에서 직접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비난을 자제하면서도 "중국은 미국의 계속되는 도발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사평을 통해 미국의 계속된 중국 공격은 선거를 앞둔 공화당의 선거 전략이며 선거 이후에도 중국에 대한 책임 묻기 캠페인은 계속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장기적인 도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핵심 과학기술과 군사력을 강화하고 동맹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많은 나라들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미·중 관계가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냉전 양식의 대립은 피할 수 있는 만큼 중국인들은 미국의 도발에 쉽게 자극을 받지 말고 자제력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도 "미·중 대표들이 전화통화를 해서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위한 여건 조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미국이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중국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양국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세계 경제를 전염병의 타격에서 구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 될 것이다. 앞으로 두 나라가 원활하게 무역합의를 이행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고 지적하며 미국을 압박했다.
미국도 양국간 무역합의 이행에 대한 기대감을 전하면서도 중국의 적극적인 이행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며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무역대표부(USTR)는 성명을 통해 양국 대표들간 통화 사실을 확인하고 "현재의 글로벌 보건 위기(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적시에 합의(1단계 무역합의) 상의 의무를 다할 것으로 완전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USTR은 또 "양측은 (기존) 합의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좋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 있어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여부가 중요한 만큼 중국이 이에 상응하는 제스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다시 양국 간 긴장감이 고조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미국은 여전히 중국이 코로나19 발병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사태를 키웠고, 1월에 체결한 무역합의 약속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실제로 중국이 1월에 약속한 양 만큼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하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약속대로라면 올해 특정 미국산 제품을 추가적으로 767억달러어치 구매해야 하지만 연초 이후 지금까지 중국의 미국산 수입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9% 줄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해관총서 통계를 인용해 4월 중국의 미국산 제품 수입은 11.1% 감소했고 3월에도 85.5%나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대표들은 양국 긴장 관계가 고조되자 전날 전화통화를 갖고 1단계 무역합의 내용 이행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쪽으로 진화에 나섰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류허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전날 오전 전화통화를 하고 양측은 거시경제와 공공위생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해 미ㆍ중 간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위한 유리한 분위기와 여건을 조성하는데 힘써 긍정적인 효과를 내야 한다는 내용으로 대화를 진행했다. 또 양국은 소통과 협의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두 무역 협상 대표들의 전화통화는 올해 1월 1단계 무역합의 서명 후 첫 대화다. 올해 1월 1단계 무역합의 체결 당시 양국 대표는 6개월마다 접촉해 관련 이슈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이날 전화통화가 이뤄지면서 예정보다 일정을 앞당겨 대화가 진행된 셈이 됐다.
중국 정부와 가까운 소식통은 "1단계 무역합의는 중국, 미국 어느쪽 때문인지와 관계 없이 여러가지 이행 부진의 원인이 있었다"며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어느 나라든 잘못을 꼬집어서는 안되고 새로운 관세 부과로 위협을 해서도 안된다. 이렇게 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미지출처=연합뉴스]](http://static.news.zumst.com/images/23/2020/05/09/6de5145b567a41619c67e4b1a3f2ce5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