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
법원이 학교 교실에서 교육을 빌미로 학생의 어깨를 잡고 몸을 밀착시켜 끌어안은 혐의로 기소된 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성희롱 발언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다른 두 교사에게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8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모씨(62)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강씨는 2017년 7~9월쯤 서울 송파구 소재 고등학교 교실에서 학생의 어깨를 여러차례 잡고 몸을 밀착시켜 끌어안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강씨가 피해자를 끌어안았다는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물은 피해자 진술이 유일하며 제3자 진술,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진술에 의하면 강씨가 수업 중 훈계 과정에서 학생들 보는 앞에서 피해자를 강제 추행했다는 얘기지만 강씨가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추행했다는 것은 상황에 비춰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 주장이 맞다고 하더라도 어깨 부분을 댄 경위와 학생들 반응에 비춰보면 강씨의 행위가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에게 불쾌감을 줄 순 있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 들게 하는 도덕적 관념에 벗어나는 행위로서 추행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강씨와 함께 '스쿨미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62)와 하모씨(58)에게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수업 중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다.
재판부는 "김씨와 하씨의 범행으로 성적 가치관과 판단 능력이 확립되지 않은 학생들의 인격 발달이 저해됐을 것"이라며 "교사라는 신분으로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과 성희롱을 한 사건으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각 범행 상당 부분은 문학 작품 설명 중 이뤄진 것으로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범죄 전력이 없고 교사로서 30년 동안 성실히 근무했으며 이미 이 사건 범행으로 정직 등 중징계를 받은 점을 감안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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