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비움 버크너 일리노이주 하원의원.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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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흑인 정치인이 마스크를 쓰고 쇼핑을 갔다가 불심 검문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하원의원 캄비움 버크너(34)는 4일(현지시간) 시카고의 한 대형 매장을 방문했다. 쇼핑을 마치고 매장 밖으로 나선 그에게 정복을 입은 한 백인 경찰관이 다가왔다. 버크너 의원을 멈춰 세운 경찰은 영수증과 구매한 물품과 함께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몇 분 뒤 돌아와 “됐다. 감사하다”며 그에게 영수증과 신분증을 돌려줬다. “애초에 나를 무슨 이유로 멈춰 세웠냐”는 버크너 의원의 물음에 경찰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용해 나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신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뭔가 수상쩍어 보였다”고 답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버크너 의원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후드 셔츠에 운동복 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전했다.
버크너 의원은 시카고 선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매장 주변에 몇몇 흑인들이 있었지만 경찰이 왜 하필 자신을 지목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확실한 건, 법 집행기관 일부 구성원들이 흑인 공동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종주의적인 편견에 더 뿌리 깊은 밑바탕이 있다는 것”이라며 “나는 변호사이자 선출직 공무원이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효과적인 해결책이 없는 사람들은 어떨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흑인 남성들이 마스크 의무화 지침에 따르기 위해 감내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고도 지적했다.
이 사건이 전해진 뒤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분명한 차별 행위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자세한 사건 경위를 확인한 뒤 해당 경찰관 등에 책임 소재를 물을 것이라고 5일 밝혔다.
코로나19로 일리노이를 비롯한 미국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몇몇 지역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에 따라 마스크 착용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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