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랠리'…WTI '25달러'선 육박
미국·유럽 봉쇄완화·산유국 감산…수요회복 기대감↑
시장선 기대 Vs 경계…트럼프 “수요 시작, 멋진 상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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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기 뉴욕특파원 방성훈 기자] 국제유가가 5일(현지시간) 20% 이상 폭등해 25달러선 재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코로나19로 아예 멈춰서다시피 했던 세계 주요국의 경제활동이 슬슬 재가동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국제유가는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이는 작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20.5%(4.17달러) 뛰어오른 24.56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날(4일) 지난달 20일 이후 약 2주 만에 배럴당 20달러 선을 회복한 데 이어 25달러 선 탈환도 코앞에 둔 셈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 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13.86%(3.77달러) 오른 30.97달러를 기록해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미국·유럽 봉쇄 완화 조치에 수요 회복 기대감↑
코로나 19 확산 저지를 위해 도입했던 락다운(봉쇄·lockdown)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미국 내 주(州)들이 늘어나고,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들도 조심스럽게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원유 수요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커진 덕분이다.
미국 플로리다주는 일부 카운티를 제외한 지역에서 이날부터 식당과 소매점이 가게 내부에도 손님을 들일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동안 봉쇄 완화에 신중했던 캘리포니아주도 오는 8일부터 일부 소매업체들이 픽업 판매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점진적 경제 재개 방안을 내놨다.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은 뉴욕주는 4단계에 걸쳐 경제 재가동에 나서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했다.
유럽 각국에서도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있다. 독일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남부 바이에른주는 기존의 외출 제한 조치를 접촉 제한 조치로 낮추고, 오는 18일부터 음식점의 야외 테이블 영업을 허용키로 했다. 북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머른주도 9일부터 음식점의 영업 금지를 해제했다. 25일부터는 호텔 영업도 정상화한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이탈리아는 지난 4일부터 제조업·도매업·건설공사 등을 정상화하는 등 이미 봉쇄를 풀었다. 세르비아도 지난 4일부터 대중교통 운행을 정상화하고 음식점·카페 등의 영업 재개를 허용하는 등 봉쇄 조처를 일부 완화했다. 의회 승인을 거쳐 오는 7일부터는 국가비상사태를 종료한다는 방침이다. 포르투갈과 벨기에는 마스크 착용은 의무화하되 중소 상점의 영업을 허용하는 등 단계적으로 봉쇄 완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RCB의 마이클 트랜 애널리스트는 “경제 재개 움직임은 지난 몇 주 동안 역사적 저점까지 급락한 유가 시장에 신중한 낙관주의를 주입했다”고 밝혔다.
◇시장선 기대감 Vs 경계감…트럼프 “수요 시작, 멋진 상승”
지난 1일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비(非) OPEC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가 감산 합의 이행에 들어간 점도 유가 급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5~6월 두 달간 하루 970만배럴 규모다.
시장에선 기대감과 경계감이 엇갈리고 있다. 리스태드에너지의 매그너스 니스빈 분석 담당 헤드는 “가격 상승을 이끈 것은 각 지역의 교통 데이터다. 이는 수요 바닥이 지나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유가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이라고 보기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수주 안에 석유 저장시설이 포화될 것이라는 ‘탱크톱’ 우려가 여전히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앨러리언의 스테이시 모리스 리서치 담당 국장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수요 회복 경로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기존의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저장고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회복될 것으로 보지만 단기적으로는 매우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원유) 수요가 다시 시작되면서 유가가 멋지게 올라가고 있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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