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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N번방의 시초' 손정우 사건

"살아갈 날 많은데 美송환 가혹해"···손정우 부친, 탄원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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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자신을 손정우(24)씨의 아버지라고 밝힌 인물이 청와대 국민 청원 홈페이지에 올린 글. 인스타그램 캡처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월컴투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24)의 아버지가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최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손씨의 아버지 손모(54)씨는 4일 범죄인 인도심사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에 "범죄인 인도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A4용지 3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제출했다. 아버지 손씨는 지난달 말에도 범죄인 인도를 담당하는 법무부 국제형사과에 탄원서를 냈다.

아버지 손씨는 탄원서에서 "고통을 받고 피해를 본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아들이 식생활과 언어·문화가 다른 미국으로 송환된다면 너무나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흉악한 범죄인도 인권이 있고 가해자나 피해자나 한 사회의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면서 "범행 초기에 잡혀 엄한 처벌이 이뤄졌다면 제 아들도 미국에서 처벌을 받는 불행을 막았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들이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사이버 성범죄가 심각한 범죄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손씨는 아들의 사건을 "정치적인 성격의 사건"이라 규정하면서 "사법부의 소신있는 판결을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부디 자금세탁 등을 (한국) 검찰에서 기소해 한국에서 중형을 받도록 부탁드린다"며 미국 송환을 막아달라는 뜻을 재차 밝혔다.

아버지 손씨는 앞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탄원서와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국으로 보내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데 이것은 사형이나 마찬가지"라며 "가족이 있는 한국에서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겠다는 뜻으로 국민청원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우는 2015년부터 3년간 특정 브라우저로만 접속 가능한 다크웹에서 아동 성 착취물을 배포한 혐의로 국내서 1년 6개월 형을 확정받고 형기를 마쳤다. 앞서 미국 연방대배심에서 2018년 손씨를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으로 기소하면서 손씨의 출소를 앞두고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해왔고, 현재 손씨는 구속된 채 미국 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손씨의 범죄인인도 심사는 오는 19일이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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