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경찰 수사 진행 중… 추가 수사 후 최종 결정"
텔레그램 ‘박사방’ 성착취 동영상 제작·유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주빈(25·구속기소)의 공범인 19세 ‘부따’ 강훈(18)을 재판에 넘기며 범죄단체조직 혐의는 일단 제외하기로 해 그 이유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총괄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는 6일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강군을 구속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5일 전해졌다. 이날은 강군의 구속기간(20일) 만료일이기도 하다.
검찰에 따르면 강군은 조씨가 운영한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부따’라는 닉네임을 쓰며 참여자를 모집하고 범죄 수익금을 전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강군은 ‘박사방’ 유료 회원들이 입장료 명목으로 암호화폐를 입금하면 이를 현금화해 조씨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공범인 ‘부따’ 강훈. 연합뉴스 |
강군은 여성인 지인의 얼굴 사진을 타인의 나체 사진과 합성한 이른바 ‘딥페이크’ 사진 여러 장을 조작하고, 이를 트위터 등 SNS에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만 검찰은 애초 적용을 유력하게 검토했던 범죄단체(범단) 조직죄의 적용 여부는 추가 수사 후 최종 결정을 하기로 했다. 형법상 범단 조직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조직한 경우’에 성립한다.
유죄가 인정되면 두목이든 단순 가담자든 조직 내 지위와 상관없이 조직원 모두를 중벌에 처할 수 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불거진 뒤 시민단체와 법조계 일각에선 조씨와 그 공범들이 일종의 범단을 구성한 것으로 간주, 범단 조직죄를 적용하면 법원에서 최대 무기징역형 선고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조씨 일당에게 범단 조직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연합뉴스 |
일단 검찰은 지난달 29일 강군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살폈다. 이에 앞서 조씨와 함께 ‘박사방’ 운영에 깊이 관여한 13명을 범죄단체조직 혐의, 유료회원 등 23명을 범죄단체가입·활동 혐의로 각각 입건하기도 했다.
다만 검찰은 경찰에서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점, 범단 조직 관련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 가운데 아직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사람도 여럿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법원에 제출할 강군 공소장에서는 일단 범단 조직죄를 빼기로 했다. 대신 향후 수사의 진행 상황을 감안해가며 범단 조직죄 적용 여부를 최종 결정한 다음 추가 기소하기로 했다.
한편 검찰은 강군 외에도 ‘박사방’ 운영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장모(40)·김모(32)씨 등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이들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