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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저유가 여파로 美 에너지기업 파산·상장폐지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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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너지기업 ‘ALTA MESA RESOURCES INC’가 상장폐지된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으로 석유, 천연가스 채굴 등 에너지 관련 사업을 하는 곳인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파산했다.국내 증권회사를 통해 이 회사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손실이 예상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8일 파산에 따라 청산절차를 밟는 것이 확정됐고 오는 9월 13일 상장폐지된다. 마지막 거래일은 상폐일 2거래일 전인 9월11일이다.
청산가치는 2억2000만달러(약 2700억원)가량이다.

현재는 거래는 가능하지만 0.0026달러(3일 종가기준)까지 주가가 내려간 상태라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시장에서 매매하기 어렵고 청산가치도 크지 않기 때문에 소액주주에게까지 손실을 보전해줄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손실이 불가피한 상태"라고 했다.

국제 유가 급락으로 미국 에너지 기업의 파산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원유 시추업체 화이트닝 페트롤륨(Whiting Petroleum)이 지난달 1일(현지 시각) 파산신청을 했고 해양 시추업체인 다이아몬 오프쇼어(Diamond offshore)도 같은 달 26일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셰일업체 유닛코퍼레이션도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노블에너지, 할리버튼, 마라톤오일, 옥시덴탈 등 주요 석유기업들도 올 들어 기업가치가 3분의 2 이상 사라졌다.

미 에너지기업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한 것은 올 초만해도 배럴당 50~60달러 수준이었던 국제 유가가 코로나 사태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WTI 선물가격은 지난달 사상 처음 마이너스 -37.63달러를 기록하기로 했다. WTI 6월물은 20달러 초반까지 회복됐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저유가가 지속되면 미국의 셰일가스 업체 수백 곳이 파산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원유 컨설팅업체인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원유 가격이 20달러일 경우 2021년까지 미국에서 533개의 원유 시추 생산업체들이, 10달러일 경우 1100개 업체들이 파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스타드에너지는 유가 20달러 구간에서는 석유업체들이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올해에만 700억달러 이상이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가 되고, 내년에는 이 규모가 1770억달러로 불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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