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이 확연히 잦아든 데다 온라인 수업의 한계와 각 가정의 돌봄 부담 등으로 등교를 더는 미루기 힘든 게 사실이다. 방역 측면에서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명 안팎에 그치는 안정적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비대면 수업과 입시 준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계속 커졌다. 가정 형편에 따른 학력 격차 확대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결정은 교육부·방역당국 간 협의와 전문가 자문, 교육현장 의견 등을 종합해 이뤄졌는데 현장 목소리뿐 아니라 등교 이후 상황 예측과 대응 방안까지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등교까지 남은 기간은 물론 학교 문을 연 뒤에도 지속해서 보완해야 한다. 특히 대학입시를 코앞에 둔 고3 수험생의 경우 수업과 진학 지도에 차질이 없도록 교육당국과 일선 학교는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고3 중에서도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보다는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가려는 학생들의 마음이 바쁘다. 정시 비중을 늘리는 추세라지만 올해 대입에서도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비율은 77%에 달한다. 반영 비중이 높은 3학년 내신성적과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혼선이나 불이익 논란이 없도록 철저한 학사 관리가 필요하다.
등교 수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이다. 교육부와 방역당국은 학교 내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 초안을 공개했는데 수업시간 내내 마스크 착용이나 학생 간격 1∼2m 유지 등이 과연 얼마나 잘 지켜질지가 관건이다. 그중에서도 '아프면 등교하지 말라'는 건 우리 학교 현실에서 쉽지 않은 얘기다. 교육부는 출결관리·수업·평가 등에 관한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가이드라인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 또 지역별 코로나19 추이와 학교별 학생 밀집도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각 시·도 교육청과 학교는 학년·학급별 시차 등교, 오전·오후반 운영, 수업시간 탄력 운영, 원격수업 병행 등 형편에 맞는 자율적 방안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학생들이 현 상황의 위중함을 잘 이해하도록 돕고 안전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세심히 보살피는 노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여러 번의 개학 연기 끝에 어렵사리 이뤄지는 등교 수업은 사회적으로는 생활방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철저한 대비로 성과를 낸다면 K-방역에 이어 'K-에듀'라는 평가를 얻는 것은 물론이고 바이러스 극복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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