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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재난지원금, 11일부터 카드 신청… 카드사 "민원 줄여라"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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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가구에 지급되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기존 신용·체크카드로 받기 위한 온라인 신청이 이달 11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참여하는 각 카드사들은 시스템 마련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와 카드사들은 앞서 전 도민을 대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했던 경기도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민원 줄이기’에 사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이날 긴급재난지원금이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 280만가구에 먼저 지급된다. 이들은 오후 6시쯤 기존 지원금을 받던 계좌를 통해 현금을 수령하게 된다. 나머지 일반 가구 중 신용·체크카드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이용하고자 하는 이들은 오는 11일부터 온라인 신청이 시작되고, 지역사랑상품권이나 선불카드로 받고자 하는 이들은 18일부터 동사무소 등 오프라인에서 신청하면 된다.

정부와 카드사들은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법을 논의할 때 경기도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민원을 가장 적게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재난지원금은 카드사 매출에는 도움이 되지만, 사용처가 영세가맹점이라 카드사가 가져가는 수수료 수익은 크지 않다"며 "정부 사업을 대행해주는 성격이지만, 발생한 민원은 카드사가 받아야 해 민원을 줄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현장 신청이 마감된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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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카드사가 카드 포인트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도 민원 대응 차원에서다. 기존 카드 포인트 외 별도 포인트로 지원금을 충전해두고, 쓸 때마다 포인트를 차감해나가는 방식이다. 앞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에 참여했던 카드사들은 카드 포인트 외에도 청구 할인, 캐시백 등 각자 다른 전산 처리 방식을 선택했다. 경기도가 지급 수단과는 관계없이 재난기본소득 사용 내역을 결제 후 일주일 이내에만 사용자에게 통보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청구 할인, 캐시백 방식을 선택한 카드사는 민원 폭격을 맞았다. 결제 직후 실시간으로 내역을 알릴 수 있는 카드 포인트 방식과 달리, 결제 2~3일 후 매출전표를 카드사가 매입한 뒤 알리는 청구할인과 일정 기간 결제내역을 확인한 뒤 재난기본소득 사용분을 일괄적으로 환급해주는 캐시백은 결제 내역을 바로 안내할 수 없는 구조다. 경기도가 요청한 일주일 이내 안내 시점은 맞췄지만, 사용자의 눈높이엔 맞추지 못한 셈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가장 민원을 적게 받을 수 있는 방식을 검토한 결과, 실시간 결제 내역 알림이 가능한 카드 포인트 방식이 최선이라는 점에 정부와 카드사들 모두 동의했다"고 전했다.

카드사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사용처를 각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의 경우 경기지역화폐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가맹점을 안내했는데, 실제로는 가맹점이 아니거나 카드사별로 적용 여부가 갈려 혼선을 빚었다. 가맹점을 등록할 때 각 카드사가 자체적으로 업종을 판단해 입력하다보니, 일부 경기지역화폐 가맹점이 누락된 데 따른 것이다.

결국 경기도는 전 가맹점 리스트를 각 카드사에 보내 통일시켰지만, 전국에 지급되는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은 각 카드사가 가맹점 목록을 안내하도록 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번 카드사 개별 안내로 긴급재난지원금 가맹점 문제는 다소 해결될 수 있겠지만, 휴·폐업이 시시각각 발생할 수 있는만큼 가맹점 적용 불일치 문제는 어느정도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첫날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됐던 점을 고려해 온라인 조회·신청도 5부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경기도가 자체 재난기본소득 홈페이지를 만들어 신청을 받았던 것과 달리 이번엔 각 카드사가 나눠 신청을 받지만, 일부 카드사에 신청이 몰릴 가능성이 있어 대비해야 한다"며 "카드사 서버가 버텨준다 해도 전 카드사가 받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행정안전부 서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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