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0.1%…6개월만 0%대
외식가격 떨어졌지만 식재료·가공식품 가격 올라
마스크 가격 안정세…온라인 장당 2900원대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달걀의 소매가격이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월부터 두 달째 가격이 상승하며 2017년 8월 이후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계란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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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체온계’ 근원물가 상승률 20년만 최저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95로 지난해 4월보다 0.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3월까지 1%대를 유지했지만 지난달에는 전월 대비 0.9%포인트 급격히 하락해 지난해 10월(0.0%) 이후 6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을 보였다.
‘경제 체온계’로도 불리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해 지난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 상승했고,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0.3% 상승해 1999년 9월(0.3%) 이후 최저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을 제한한 것은 지난 3월 22일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서비스 수요의 감소였다.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하는 데 그쳤고, 해외 단체 여행비는 10.1% 하락했다. 외식 물가는 보통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연초에 많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지만 코로나19로 소비패턴이 바뀌면서 상승 폭이 제한된 것이다.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석유류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6.7% 큰 폭으로 하락했다. 휘발유는 5.1%, 경유는 11.8% 각각 하락했다. 소비 진작을 위해 3월부터 시행된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으로 승용차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2% 하락했다. 공공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1.6% 하락했다. 고등학교 교육 무상화가 지난해 9월 고등학교 3학년에서 지난달 고등학교 2학년까지 확대하며 고교 납입금이 전년 동월 대비 64.0% 큰 폭으로 하락한 요인이 컸다.
반면 외출을 자제하며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음식재료 가격이 올랐다. 축산물은 소고기(5.4%), 돼지고기(2.6%), 달걀(12.3%)이 모두 상승하며 전년 동월 대비 10.3% 올랐고, 가공식품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서비스 수요가 약화된 가운데 석유류 가격이 큰 폭 하락하고 예정됐던 무상교육 정책의 일환으로 공공서비스 가격이 하락한 것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1%에 그치는 주요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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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5일 종료…소비 되살아날까
한달 넘게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도 시작되면서 이달부터 소비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오는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고 문을 닫았던 시설 운영을 단계적으로 재개한다. 이와 함께 생계가 어려운 저소득층을 시작으로 전 국민 대상 재난지원금도 4일부터 지급한다.
게다가 아직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부 국가의 이동제한(락다운)이 이어지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로 일부 제품의 가격이 상승할 우려도 있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의 여파가 아직 국내에 완전히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경기 하강 국면이 이어지면 저물가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심의관은 “서비스와 소매판매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좋지 않았는데 생활방역으로 바뀌면서 가격 상승 여지가 있을 것 같다”며 “다만 국제유가 하락과 경기 등 하방 압력도 함께 있어 5월 물가를 어떻게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한때 장당 5000원대까지 치솟았던 마스크(KF94 기준) 온라인 가격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2000원대에 진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주말을 기준으로 마스크 온라인 가격은 2900원대로 나타났다. 오프라인은 1720원대였으며 약국만 한정하면 공적 마스크 수준인 1510원대로 안정됐다. 마스크는 통계청의 물가 조사 품목이 아니지만 코로나19에 수요가 늘면서 통계청은 현재 주 2회 마스크 가격을 점검하고 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6% 하락, 전년동월대비 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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