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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급반등에…투자자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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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절매와 롤오버 사이 고민

슈퍼 콘탱고시 보유부담 커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이승환·박준규 기자] 마이너스까지 내려갔던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자 미국 서부 텍사스유(WTI) 선물 상품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높아지는 비용을 감당하고 투자를 이어갈지, 현 시점에서 발을 뺄지 고민인 것이다. 선물상품 거래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롤오버(월물 교체)와 콘탱고(Contango) 때문이다.

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 텍사스유(WTI)는 전일 대비 0.94달러, 5.0% 오른 배럴당 19.78달러로 폐장했다. WTI 선물가는 이번 주 동안 16.8% 올랐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급락하던 유가가 최근 생산원가 수준에 근접하면서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투자자들 사이에 수익률과 롤오버 비용에 대한 복잡한 셈법이 오가고 있다. 현재 국내 시중 은행에서 KODEX WTI 원유선물(H)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는 약 700억원 규모로 팔렸다.

마이너스까지 내려갔던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롤오버 비용을 감당하며 장기적인 수익률을 기대하는 한편 최근 유가 급등세로 인한 ‘슈퍼 콘탱고’가 발생할 경우 상당한 롤오버 비용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콘탱고는 근월물을 익월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근월물보다 익월물이 비싸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통상적으로 콘탱고가 발생하지만, 최근의 경우 6월물보다 7월물이 70% 이상 비싼 ‘슈퍼 콘탱고’가 나타나기도 했다.

원유 ETF의 실제 수익률은 원유선물수익률에서 롤오버 비용을 뺀 것이다. 예컨대 6개월 동안 원유가격이 70% 상승시 같은 기간 롤오버 30%가 있을 경우 40%의 수익률을 실현한다. 이에 원유선물 가격 상승 폭보다 훨씬 낮은 수익률을 보이기 때문에 장기 보유할수록 손해를 보는 일이 발생한다.

A은행 PB는 “가격 상승으로 롤오버 비용을 충당하고도 남을 만한 수익실현 기회가 있다고 하면 롤오버를 권장한다”면서도 “하지만 슈퍼 콘탱고 발생시에는 롤오버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므로 신중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자산관리(WM) 업계에서는 변동성이 높은 유가를 추적하는 상품인 만큼 장기적인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롤오버 시점이 앞당겨지는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WTI 선물 연계 상장지수증권(ETN) 및 상장지수펀드(ETF)의 기초지수 구성 종목이 6월물에서 7월물로 긴급 변경됐다.

B은행 PB는 "유가선물에 기반한 ETF, ETN 상품의 경우 롤오버 코스트에 따른 기대 수익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단정적인 판단이 어렵고 진입시점에 따라 수익의 편가차 크게 나타나 장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변동성 확대에 따라 롤오버 시점도 예정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등으로 인해 롤오버 이전 매도하려는 전술적 대응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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