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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세계 속의 북한

김정은 20일 잠행 끝 복귀에 '비료공장' 택한 이유…자력 갱생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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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평안남도 순천의 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지난달 11일 이후 20일 만의 대외 활동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옆에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보인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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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간의 잠적으로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장소로 '비료공장'을 선택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오랜 잠행 이후 처음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장소를 고심해왔다. 이번 노동절(5.1절)에 극적으로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낸 곳은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이었다.

평안남도 순천시에 위치한 순천인비료공장은 북한이 농업 생산을 늘려 고질적인 식량난을 해소하고자 2017년 7월 16일 착공한 공장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7일 올해 첫 현지 지도 장소로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북한은 장기화한 대북 제재로 화학비료 수입이 어려운 데다 가축 수가 한정된 탓에 분뇨를 원료로 한 퇴비 공급도 원활하지 않았다. 특히 근래 몇 년간 식량 사정이 나아지긴 했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일찌감치 국경을 봉쇄하면서 식량 수급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실제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8일 북한의 경제 대표단이 중국 베이징에서 상무부 관료들을 만나 코로나19로 악화된 북한의 식량 사정 개선과 무역사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이번 비료공장 준공식 테이프 커팅 장면이 대북 제재에 맞선 자력 갱생과 정면돌파전의 상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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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 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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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실제로 준공식에서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크나큰 노고를 바쳐오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서 현대적인 인비료공장이 일떠섰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라며 감격했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사회·경제적 상황이 대북 제재로 인해 좋지 않은데, 최근 코로나까지 더해지면서 어려움이 심하다"며 "김정은이 오랜만에 등장해 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다가올 수 있는 식량난에 대해 (북한 스스로)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재등장 시점을 '노동절'로 선택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김 위원장이 노동절에 공식행사에 참석한 건 집권 초기인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세계적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최고지도자가 나서서 노동자들의 단결과 혁신을 주문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일꾼(간부)들과 과학자, 기술자, 건설자들이 우리의 원료, 우리의 기술에 의거하는 새로운 공업을 창설한 그 정신, 그 기백으로 정면돌파전 사상의 위력을 더욱 힘있게 떨쳐가리라고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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