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5 (금)

이슈 세계 속의 북한

日 언론, 김정은 활동재개에 “건강우려 불식ㆍ건재 과시 의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일보

중태설ㆍ사망설이 돌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20일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 활동 재개와 관련해 “건강 이상설을 불식하고 건재를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전날 김 위원장의 지난 1일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을 보도한 노동신문을 인용해 속보로 전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김 위원장이 활동 재개 현장으로 비료공장을 찾은 것과 관련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막힌 북한은 2020년을 자력에 의한 경제건설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에 대항하는 ‘정면돌파전’의 원년으로 정의했다”며 “농업 부문을 주전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분석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북중 국경 봉쇄도 경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20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배경과 관련해선 대외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심을 북한으로 향하게 하려는 ‘서프라이즈’ 효과를 노린 동시에 대내적으로는 ‘정면돌파전의 재건’이라는 효과를 노린 연출이라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순천은 김 위원장이 카리스마 통치에 이용해 온 조부 김일성 주석이 자주 방문했던 장소”라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바탕으로 경제를 운영할 수밖에 없는데, 식량 확보를 위해선 농업 발전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적으로 식량 사정이 좋지 않은 와중에 농업을 중시하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산케이신문도 김 위원장이 ‘인민의 식량문제를 위해 애쓰는 지도자’상을 연출,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과시했다고 전했다. 미사일 발사 등 군사 분야가 아닌 비료공장을 찾은 것에 대해선 “경제 상황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의 최대 명절인 지난달 15일 태양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북한이) 대부분의 행사를 자제할 정도로 방역조치를 취했고 김 위원장도 행동을 제한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김 위원장이 비료공장 준공식에서 담배를 손에 쥐고 있거나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모습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관측도 나온다”며 “국민의 불안을 불식하려는 의도도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행보로 사망ㆍ중태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건강 이상설을 완전히 불식시킨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한ㆍ미ㆍ일 소식통을 인용해 “20일간의 공백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해명되지 않았고, 어떤 시술을 받았는지 여부를 포함해 (김 위원장의) 건강 불안이 불식된 건 아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문제 전문가인 이소자키 아쓰히토 게이오대 준교수는 요미우리신문에 김 위원장이 태양절에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이 과거 지도자에 대한 숭배 방식의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2019년 이후 김 위원장의 발언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름이 사라졌다”며 “최고지도자로서 9년째에 접어든 김 위원장이 ‘자신의 시대’임을 의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