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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는 오를텐데'…직접투자가 부담스러울 때는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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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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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21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WTI 선물 차트를 바라보고 있다. 2020.4.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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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은 위험하다'는 당연한 말이 통하지 않던 최근 두달이었다. 원유선물 변동성을 추종하는 ETN(상장지수채권)에 개미투자자들이 몰렸고 수천억원의 돈이 증발했다. 유가가 하루에만 수십 %가 움직이는 극단적인 변동장이 지속되고 있어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직접투자는 손 떨리는 일이 됐다.

원유에 직접 손을 댄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었지만 여전히 대안투자처를 찾는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배럴당 40~50달러를 유지했던 과거 평균유가를 비교하면 현재 유가(10~20달러)는 지나치게 낮다. 코로나19(COVID-19) 여파에서 벗어나 경기가 활성화되면 유가가 가장 먼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앞으로 다가올 유가상승장에 수익이 날 수 있는 상품들을 정리해봤다.


◇지난 유가상승장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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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화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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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유가상승장(2009년·2016년)을 살펴보면 원유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원유흐름에 영향을 받는 주변 펀드상품의 수익률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특히 유가가 단기간에 150% 넘게 급상승했던 2009년에 러시아펀드 수익률은 유가상승률보다 크게 높았다. 브라질과 천연자원펀드도 선전한 가운데 WTI(서부텍사스유)에 직접 투자하는 원자재펀드 수익률은 이를 하회했다. 원유선물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매달 근월물을 차근월물로 옮기는 롤오버 비용 등으로 인해 수익률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금은 어떨까.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러시아주식형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6.3%로 일본(2.69%), 중국(2.69%)보다 높았다. 설정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러시아 펀드에는 같은 기간 255억원이 유입되면서 해외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았다. 아직 유가상승이 본격화되지 않은 가운데 기록한 호실적이다. 에너지섹터 펀드의 수익률도 높았다. 특히 '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최근 한 달 수익률 38.09%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김형우 한화자산운용 파트장은 "저유가 상황에서 원유선물 ETF(상장지수펀드)도 좋다고 보지만 이미 투자자들은 오래 들고 있을 상품이 아니라며 단타로 활용하고 있다"며 "과거 사례를 살펴봐도 유가상승에 수혜를 입는 관련 국가들의 성과가 좋았다. 소수판매사들의 경우 이들 펀드에 저가매수가 들어오는 움직임이 있다"고 밝혔다.


◇MLP펀드도 대안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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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비치=AP/뉴시스]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한 남성이 유조선 '페가수스 보이저'를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감소로 원유가 남아돌면서 이를 보관하기 위한 대형 유조선의 임대료 가격이 치솟고 있다. 202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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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P(Master Limited Partnership) 펀드도 유가투자의 대안으로 떠오른다. 이 펀드는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운송 인프라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1980년대 미국의 에너지관련 인프라 확충을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미국에만 있다.

10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통해 사전 설비용량 계약에 따른 고정운송료를 바탕으로 수수료를 얻는다. 이에 원유가격과는 상관관계가 낮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으로 높은 배당수익을 주며 장기안정성이 뛰어난 자산으로 평가를 받는다. 또한 에너지 수송량에 의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어 원자재 가격 약세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화운용에 따르면 4월 원월물 유가 선물은 -26% 하락한 반면 MLP 인덱스는 40% 상승했다. '한화 MLP펀드'의 경우도 4월에만 30% 이상 상승했다. 박찬욱 한화운용 차장은 "원유 가격상승에 베팅을 하되 원유 파생상품의 가격 괴리율, 롤오버 비용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유가와 관련이 깊은 미국 MLP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합리적인 투자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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