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등 주요 관련자 14명 중 9명 송치…2명 추가 신병처리 임박
유료회원 입건은 계속 40여명 선…"상당한 시간 걸릴 듯" 전망도
[연합뉴스TV 제공]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성(性)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구속기소)의 주요 공범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이용한 유료회원에 대한 수사는 앞으로도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앞서 입건한 조주빈 등 주요 관련자 14명 가운데 현재까지 9명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군 검찰 송치 1명 포함)됐다.
특수단은 조주빈의 사기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20대 공범 2명에 대해서도 추가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이들까지 송치되면 주요 공범 14명 중 경찰 수사 대상은 3명 남는다. 경찰은 이들 14명 외에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6명을 추가로 입건했으나 박사방 관련 주요 피의자들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유료회원 수사는 상대적으로 속도가 잘 붙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경찰은 조씨 일당에게 '입장료' 명목의 돈을 내고 유료회원 전용 대화방에 참여한 40여명의 신원을 파악해 이들을 입건했고, 일부를 상대로는 소환조사도 진행했다. 그러나 유료회원 입건자 수는 40여명 선에서 답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유료회원 전체가 특정되지 않았고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진 않는다"며 유료회원 수사가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경찰은 그간 조씨와 주요 공범들이 이용한 가상화폐 지갑 30여건의 정보를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와 구매 대행업체 20곳을 순차적으로 압수수색하며 조씨 일당과 관련한 거래 내역을 샅샅이 뒤졌다.
아울러 입건된 회원들의 휴대전화와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이들이 아동·청소년 대상 성 착취물을 대화방에서 시청한 것을 넘어 파일로도 소지했는지 확인하는 한편, 박사방에서 유포된 성 착취물을 다른 대화방이나 사이트 등에 재유포했는지도 살펴보는 중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수사 역량이나 인적자원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유료회원 전원을 확인하고 혐의 여부를 파악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조씨의 휴대전화에 유료회원 관련 정보가 남아 있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그가 최근까지 썼던 휴대전화 2대의 비밀번호를 푸는 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조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범행을 시인하면서도 휴대전화 비밀번호는 말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휴대전화는 각각 아이폰과 국내 대기업의 최신 기종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외국 프로그램을 이용해 잠금 해제작업을 하고 있다.
박사방·'n번방'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높아졌고, 성 착취물 관련 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방지법'도 최근 국회를 통과한 터라 경찰 수사가 이처럼 변화한 환경에 부응해 속도를 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문제는 경찰의 수사 의지"라면서 "n번방과 같은 유형의 범죄는 소비자가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만큼 유료회원뿐 아니라 무료회원도 적극적으로 수사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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