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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 40주년] ② 진상규명, 40년 만에 마침표 찍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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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위, 최장 3년 활동 끝나면 국가 차원 진상 보고서 작성

발포명령자·행방불명자·민간인 학살 '핵심 과제'

연합뉴스

오월영령 앞에 선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5·18 민주화운동이 40주년을 맞은 올해는 진상규명 원년의 기대감이 높다.

특별법 시행으로 출범한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이달 조사관 채용과 교육 등 조직 구성을 마무리하고 조사개시를 선언할 예정이다.

폭동·사태·소요 등으로 왜곡된 5·18은 항쟁 17년 만에 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뒤늦은 재평가 탓에 국회 청문회·검찰 수사·국방부 조사 등을 거치고도 진상규명은 과제로 남았다.

5·18진상규명조사위에 주어진 활동 시간은 최장 3년이다.

활동을 끝내면 조사위가 작성할 결과물은 국가 차원의 진상 보고서가 된다.

3년간 풀어야 할 최대 과제는 앞선 9차례 조사에서 미완에 그친 발포명령자 규명이다.

발포 명령 체계를 추적하는 과정은 1980년 5월 계엄군 만행의 '주범'을 가려내는 여정이나 마찬가지이다.

전두환 신군부는 자위권 발동을 내세우며 발포명령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왔다.

군 기록이나 관련자 진술 등 핵심 단서가 나오지 않으면서 신군부 측 주장은 지금껏 뒤집히지 않고 있다.

조사위는 올해 1월 5·18단체 간담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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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법원에서 열린 '회고록 재판'에 피의자로 출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발포 명령의 실질적 지휘 체계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지점에서 전씨를 맞닥뜨릴 것이라고 간담회 당시 송선태 조사위원장은 언급했다.

40년 동안 생사조차 확인 못 한 5·18 행방불명자의 소재 파악 또한 풀지 못한 진상규명 과제다.

조사위는 행방불명자 숫자를 정부가 인정한 84명으로 제한하지 않고 지금까지 신고된 인원 전부를 조사 대상에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모든 행방불명을 개별 사건으로 분류해 살인·실종·암매장 과정을 추적할 계획이다.

1980년 5월 사라진 사람을 찾는 가족이 광주시에 신고한 행방불명자는 242명에 달한다.

고립된 도시였던 광주의 외곽에서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도 진상규명 범위에 속한다.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 후 시 외곽으로 물러난 계엄군은 주남마을 미니버스 총격 등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다.

계엄군 간 오인 전투로 사상자가 나오면서 주변 민가를 뒤져 분풀이하듯 살상 행위를 이어가기도 했다.

교통사고처럼 보이는 적십자 활동 차량 화재와 목격담이 잇따른 대형 고속버스 총격 등 의혹에 머물러 있는 민간인 학살도 여러 건이다.

지금까지 첨예한 공방이 벌어지는 헬기 사격 경위와 진실 은폐·조작 의혹도 특별법이 정한 진상규명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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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탄흔을 복원한 광주 전일빌딩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사위는 헬기 사격 명령자와 시민 피해 현황, 국회 청문회를 대비해 구성한 '5·11연구위원회'의 활동 사항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북한군 개입설의 진위, 계엄군과 보안사 수사관의 성폭력 등 성범죄도 조사위에 주어진 활동 과제다.

5·18단체 관계자는 "항쟁 반세기를 맞는 10년 뒤에도 진상규명을 요구한다면 불행한 역사가 될 것"이라며 "이번에는 반드시 마침표를 찍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조사위는 항쟁 40주년을 맞는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증인과 문서 검증 등 현장 조사를 중심으로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5·18 진상규명의 첫 단추를 끼운다.

조사위는 가해자 편에 섰던 계엄군이 양심을 고백할 사회적인 분위기도 만들어갈 계획이다.

종교계·시민사회와 함께 '파레시아'(Parresia·진실을 말하는 용기) 확산 운동을 펼쳐 가해자 없이 피해 사실만 남은 5·18을 끝낸다는 구상이다.

3일 송선태 조사위원장은 "광범위한 조사 범위에 반해 주어진 시간과 인력은 부족하지만, 발포명령자 등 국민적인 관심이 쏠린 의혹을 모두 해소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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