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와대 '특이동향 없다' 설명에도 거듭 '김정은 사망설' 주장
사실상 '가짜뉴스'로 판명…민주당 "대한민국 국민에게 거짓 선동"
태구민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왼쪽)과 미래한국당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오른쪽).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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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건재를 과시함에 따라,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 사망설 의혹을 제기했던 탈북민 출신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이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장 여당에서는 두 당선인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 선동을 했다며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앞서 '특이 동향이 없다'는 정부와 청와대의 계속된 설명에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통합당 태영호 당선인과 탈북민인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지속해서 주장했다.
태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급기야 지 당선인은 전날(1일)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사망 시점에 대해서는 '지난 주말'을 언급했고, 이번 주말 북한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 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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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2일) 오전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하면서 두 당선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가짜뉴스'가 된 셈이다.
당장 여당에서는 김 위원장 사망설 등 의혹을 제기해,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 두 당선인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정부가 '김정은 사망설'을 공식 부인한 상황임에도 탈북자 신분을 이용해 가짜뉴스를 유포한 행위는 매우 부적절했다"고 질타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당신들을 따뜻하게 안아준 대한민국 국민에게 허위 정보와 거짓 선전·선동으로 답례한 것을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두 당선인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려면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두 당선자는 조만간 국민의 대표인 의원이 된다. 모든 국가기관과 공공기관 정보 접근 요구가 가능하다. 어디까지 허락할 것인가. 얼마만큼 믿을 수 있는가"라며 "두 당선자가 김 위원장에 대해 내뱉은 말의 근거는 무엇인가. 소위 정보기관이 활용하는 휴민트 정보였다면 거기에 접근할 권한과 말할 자격이 있는가. 아니면 단순한 추측을 말한 것에 불과한 선동이었던가"라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서울 강남구갑)이 4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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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민주당 당선인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 당선인을 겨냥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불안과 혼란을 선동한 것에 진심어린 사과를 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주영대사관 공사가 청와대 기밀을 알 수 있느냐. 국정원의 해외정보를 파악할 수 있느냐"며 "탈북자 태영호는 이처럼 미미한 존재다. 김정은에 대한 보안이 더욱 철저한 북한의 최고비밀을 수년전 탈북한 태영호가 안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가 쏟아내는 말들은 그의 확증편항의 편린(사물의 극히 작은 한 부분)일 뿐이다. 뉴스 가치가 없다는 게 이번에 증명됐다"며 "언론은 그에게 마이크를 치워라"라고 했다.
지성호 당선인에 대해서는 "99%라던 그의 확증편향성 뇌피셜은 100% 틀려버렸다"며 "탈북자 태영호보다 정보 접근성이 더 떨어질 것이므로 논평할 가치조차 없을 것 같다. 말해 뭐하랴"라고 일갈했다.
김홍걸 더불어시민당 당선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마치 자신이 직접 북한에 가서 보고 온 사람처럼 '가짜 뉴스'를 유포하고 정부를 상대로 '비상사태인데 왜 대책이 없느냐'고 윽박 지르던 언론과 정치인, 자신만 망신스러운 게 아니라 국가적 망신이란 것을 이제라도 깨달았으면 앞으로는 제발 자제하라"고 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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