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위중설과 사망설을 제기한 야당 소속 당선인을 향해 총공세를 가했다.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2일 서면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전국민이 힘겨운 상황에서 탈북자 출신 통합당 태영호 당선인과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의 '가짜뉴스'가 대한민국을 또 한 번 혼란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정부가 '김정은 사망설'을 공식 부인한 상황임에도 탈북자 신분을 이용해 가짜뉴스를 유포한 행위는 매우 부적절했다"며 "당신들을 따뜻하게 안아준 대한민국 국민에게 허위 정보와 거짓 선전·선동으로 답례한 것을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또 "두 당선인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려면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통합당도 이들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언론도 정부의 공식 입장을 믿고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한 청와대와 정부의 입장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뜻이었다"며 "특히 '김정은 건강 이상설' 등을 주장한 인사들이 비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더불어시민당 김홍걸 당선인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마치 자신이 직접 북한에 가서 보고 온 사람처럼 가짜뉴스를 유포하던 언론과 정치인들은 국가적 망신이란 것을 깨달았다면 앞으로는 제발 자제하라"고 밝혔다.
정부 역시 김 위원장이 2일 사망설을 잠재우고 20일 만에 등장한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의 건강에 '특이 동향이 없다'는 정부 분석이 사실로 확인된 것으로 평가했다. 정부 설명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김 위원장의 신변을 둘러싼 무분별한 보도가 '가짜뉴스'로 판정된 것에 대해 당연하다는 분위기와 함께 대북정보에 대한 보다 신중한 접근을 재차 당부했다.
이같은 비판에 태 당선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정은이 스스로 거동하기 어려운 지경일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한 것은 결과적으로 다소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의 판단 실수를 인정하는 듯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태 당선인은 '김정은 건강 이상설'이라는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면서도 추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그러나 과연 지난 20일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일까"라며 "이런 궁금증은 오늘 북한이 공개한 사진 중 김정은 뒤에 등장한 차량 때문"이라고 말했다. 태 당선인은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살아 나오면서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어 현지 지도 때마다 사용하던 차량이 다시 등장한 것을 보면서 저의 의문은 말끔히 지워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성호 당선인은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나타나 건재를 알린 데 대해 "김정은의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속단하지 말고 좀 더 지켜보자"며 "제 나름대로 판단한 것이다. 정황증거만 봐서 했던 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탈북민으로 4·15 총선에서 당선된 미래통합당 태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탈북민으로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에 당선된 지 당선인은 전날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선중앙방송은 2일 김 위원장이 전날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달 11일 평양의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공개한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행사 사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앞머리를 내리고 검정 치마정장 복장을 하고 김 위원장의 바로 오른편에 앉았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바로 오른편이자 자신보다 당내 공식 서열이 높은 김덕훈 당 부위원장보다도 상석에 앉은 것이다. 이를 두고 김 제1부부장이 사실상 '2인자'로서의 위상을 공식 확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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