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닌 실질적 지원을 위한 협력이 절실하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과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만났다. 만남의 주목적은 KBO 리그의 코로나19 방역 관리 상황 파악하면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협조 및 지원 대책 등을 협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의미 있는 만남이다. 서울시에는 3개의 야구단(LG, 두산, 키움)이 존재한다. 서울 연고 3개 구단의 2019시즌 관중은 총 약 240만명에 이른다. 수치상 서울시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프로야구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 사회, 문화 활동까지 지역 사회와 다양한 연결 접점이 있다. 그렇기에 지방(광역)자치단체장과 리그 수장이 만나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는 모습은 지역 사회 발전은 물론 프로스포츠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더 큰 의미가 있다.
다만 이러한 행보가 박수받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바로 ‘보여주기식 행보’로 끝나서는 안 된다. 현재 야구장 현장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야구뿐만 아니라 국내외 프로스포츠 산업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프로축구 K리그의 경우 구단의 전체 매출 손실액이 약 57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프로야구의 경우 추산 금액이 나오진 않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모기업의 재정 위기가 구단으로 직결하기 때문에 심각한 상태이다. 현장에서는 구단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KBO가 박원순 시장과의 간담회에서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바 있는 ‘착한 임대인 운동’과 같은 시각에서 서울 연고 구단의 임대료 및 구장 광고권료 등 경기장 사용료 감면을 요청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무관중 경기로 개막하는 구단은 현재 수익이 ‘0원’인 상황에서 구장 사용료는 계속 지출해야 한다.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키움이 사용하고 있는 고척스카이돔은 서울시설관리공단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으며, 두산 LG가 사용하는 잠실구장은 서울체육관리사업소 관리 시설로 구단에 민간 위탁 운영 중이다. 관리의 성질 자체가 다르다. 상황에 맞는 지원 방안과 협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지원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구단도 고민해야 한다. 차후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을 찾아 관중 입장을 허용하면서 상황이 나아지면, 지자체로부터 받은 지원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거나 시설관리공단 또는 사업소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구장 사용료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뉴욕 양키스 케이스’가 자주 등장한다. 뉴욕 양키스는 야구장 사용료로 10달러를 내고 있다. 시민에게 즐거움을 주는 공공재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이러한 바람이 불어 ‘스포츠산업진흥법’을 개정했다. 실제 충남 아산시는 여자프로농구(WKBL) 명문 구단이 우리카드와 연고지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순신체육관을 전용구장으로 제공했고, 대관료는 단돈 100원만 받았다. 100원 동전에 새겨진 이순신 장군의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 아산시 입장에서는 첫 프로구단 유치였고, 시민의 반응이 뜨거웠기 때문에 공공재로 인식한 프로구단 첫 사례였다. 이에 우리은행 농구단도 아산시 지역 사회를 위해 유소년 농구 지원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상생의 길을 걷고 있다.
물론 야구단은 상황이 다르다. 서울시의 입장도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현재 상황에서는 협력의 길을 함께 걷길 기대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KB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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