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양정숙 논란에 "검증부실 인정"…'사퇴 권유' 물밑접촉도(종합)

박주민 "조금 가볍게 봤던 것 같다"…설훈 "양정숙 만나 자진사퇴 설득할 것"

양정숙, '패스트트랙 충돌' 의원 변호업무도…민주 "법률위 명단서 빠질 것"

더불어시민당 양정숙 당선인 더불어시민당 양정숙 국회의원 당선인이 4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 참석을 마친 뒤 기자들로부터 질문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차지연 홍규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30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 양정숙 비례대표 당선인의 부동산 명의신탁 논란 등에 대해 "검증이 부실했다"고 고개를 숙이며 향후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논란 조기 진화를 위해 전날 대변인 명의로 공식 사과한 뒤 이날도 꼼꼼하지 못했던 비례대표 후보 검증 절차를 거듭 인정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시 상황이 혼란스럽기도 했고 기한도 부족했고 여러 여건이 있었지만, 검증이 부실하지 않았나 하는 부분을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재산이 많아졌다고 저희가 조금 가볍게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비례연합정당 참여가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후보 개개인에 대한 검증을 꼼꼼하게 진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 실세가 양 당선인을 추천했다'는 의혹에 대해 박 최고위원은 "양 당선인이 인권위원도 하고 당 법률위원회 활동도 계속해왔기에 두루두루 많이 아는 것이지 특정한 사람이 강하게 추천했다거나 봐준 것은 아닌 것 같다는 평가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검증 부실을 인정하고 사과도 한 만큼 시민당 소속인 양 당선인에 대해 민주당이 더 조치할 방법은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형식적으로 보면 우리 당 소속이 아니니 시민당 내에서 조치해야 한다"며 "시민당에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으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여러 경로로 양 당선인에게 '사퇴 권유'를 시도하고 있다.

지도부 중에는 설훈 최고위원이 양 당선인을 만나 자진 사퇴를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설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조만간 양 당선인을 만나서 설득을 해보려고 한다"며 "연락이 계속 엇갈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외에 양 당선인과 인연이 있는 여러 민주당 의원들이 접촉에 나섰지만, 양 당선인은 여전히 사퇴 생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본인 입장이 확고하다. 억울하다고 생각해 버티는 것 같다"고 말했고, 시민당 핵심 관계자는 "양 당선인이 여기저기에 하소연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민주당과 시민당은 재산 축소신고 등 공직선거법 위반, 공천 업무방해,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 위반 등의 혐의로 양 당선인을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선무효소송 제기도 검토했으나 법원 판결을 짐작하기 어려운 만큼 일단 고발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사법 절차에 따라 양 당선인의 의원직 유지 여부가 결론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박 최고위원은 "기존 사례를 봤을 때 신속하게 결정이 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2∼3년이 걸렸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양 당선인은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작년 4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의원과 당직자 등에 대한 변호 업무에 관여해왔으며, 아직 부위원장 명단에 올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양 당선인을 부위원장단 및 변호 업무에서 배제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법률위원회 관계자는 "시민당으로 당적을 옮길 때 부위원장단에서 빠졌어야 했는데, 절차상으로 남아있었던 것뿐"이라며 "사건 수사 이후로는 양 당선인이 변호 활동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어차피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변호인 활동을 못 하게 된다"며 "이번 의혹과 상관없이 양 당선인이 비례 의원이 되면서 부위원장단에서는 빠지게 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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