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 안동 산불 발생한 지난 24일 미래통합당 당선인들과 저녁 식사
경북도 "당시 환경산림국장 파견해 안동시 즉각 지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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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인턴기자] 경북 안동 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던 날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일부 미래통합당 당선인들과 함께 술을 곁들인 저녁 식사 자리를 가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합당은 (이 지사를) 즉각 제명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2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어제 이철우 경북지사와 경북 당선자 3명이 안동 산불 상황에서도 식당에서 술을 먹고 승리의 건배사를 했다는 뉴스가 전해진다"며 "믿고 싶지 않다"라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저도 경남지사, 남해군수를 해 봐서 안다. 지방정부 수장은 꽃피는 봄이나 단풍 드는 가을에도 산불 걱정이 더 크다"며 "한숨 돌려 여름이 오면 장마 걱정에 새벽잠을 깨기 일쑤고 눈이라도 1cm 내릴라치면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게 보통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재 지점은 도청에서 불과 6.4km 지점이었다. 이 지사에게는 산불보다 김병욱, 김희국, 정희용 당선자와의 간담회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며 "그러니 간담회를 넘어 도청 앞 식당에서 술판까지 벌였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어처구니가 없어 사과하라 요구할 생각도 들지 않는다. 요구한다고 수용할 통합당이 아니다"라며 "통합당이 제대로 변하려면 (이 지사를) 즉각 제명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 사진=연합뉴스 |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4일 오후 6시30분께 경북도청 인근 식당에서 일부 간부 공무원 및 김병욱·김희국·정희용 통합당 당선인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일각에서는 '비상 상황에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경북도는 28일 "산불 발생 당시 소방 지휘권은 도가 아닌 시·군에 있기 때문에, 안동시장이 소방력을 동원해 산불 진화를 지휘했다"며 "이 지사는 도 환경산림국장을 현장에 파견해 안동시를 지원하도록 하고 소방본부장과 재난안전실장에게는 선제적인 위기대응체계 구축을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당선인 및 실·국장들과 함께 만찬을 시작한 것은 공식일정으로, 당시 만찬에서는 당선인 축하 및 지역사업 예산 확보 당부 등 건배 제의가 몇 차례 오갔다"며 "만찬중인 오후 7시35분께 산불현장에서 안동시장과 도 환경산림국장이 전화로 도지사에게 상황을 보고했고 이 지사는 곧바로 현장으로 가겠다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오후 경북 안동시 풍천면 인금리 야산에서 시작된 불이 25일 오후 남후면 단호리 일대로 계속 확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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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다만 안동시장이 '날이 어두워 더 이상 작전을 펼칠 수 없어 헬기 등을 철수하고 있으니 이튿날 새벽에 합류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며 "식사 중이던 행정부지사를 급히 현장으로 보낸 뒤, 당선인과의 만찬을 서둘러 마무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4일 오후 3시39분께 안동 풍천면 인금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3일여가 지난 26일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임야 800㏊(산림 당국 추산) 및 화재 현장 주변 주택 3채와 창고·축사·비닐하우스가 불에 탔고, 인근 주민들도 대피했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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