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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이기야’는 현역 일병…부대 내 폰 사용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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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이기야' 현역 일병, 자대 배치 후에도 범행 가담

현역병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주목

일부 부작용에도 병영생활 개선 효과 커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이른바 ‘박사방’ 운영자로 활동한 현역 일병의 신상이 공개됐다. 현역 병사가 디지털 범죄에 연루되면서 병사들의 병영 내 스마트폰 사용 정책에 엉뚱한 불똥이 튀는 분위기다.

28일 육군은 조주빈 공범으로 박사방을 운영하며 성착취물 영상 제작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된 닉네임 ‘이기야’의 신상을 공개했다. 당사자는 현역 병사로 올해 19세인 이원호 일병으로, 육군은 “피의자는 박사방 참여자를 모집하고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데 적극 가담했으며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등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며 실명 공개 사유를 밝혔다.

이 일병은 실제로 훈련소 훈련을 마친 뒤 자대를 마친 뒤에도 박사방 운영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현역병들의 휴대전화 사용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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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 등의 의견을 살펴보면 대체로 범죄 혐의 자체에 대한 비난이 주류인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은 “병사들 폰 사용을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역 군인이 병영 내에서 휴대폰 사용을 하도록 하다 보니 디지털 성범죄에 연루되는 일까지 발생했다는 논리다.

병영 내에서 병사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시작하게 된 건 지난해 4월부터다. 사실 우리 군은 그동안 병들에게 과도한 병영 규율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대부분의 군사강국에서 병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통제하지 않는 등 자율적인 병영 규율을 지향하는 것과 크게 대조된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해부터 제한적으로 부대 내 휴대전화 사용을 시범 시행하고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시범운영에 따라 현역 병사 36만여명이 일과 후에 개인 휴대전화를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휴대전화 사용 허용으로 병사들의 복리는 증진됐으나 사건사고 사례 역시 나오기 시작했다.

휴대전화 사용 허용에 따른 부작용은 이번 사건 이전부터 보고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박 사이트 접속이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모 부대에서 일부 병사들이 수억원대 불법도박을 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탄약사 소속 병사 2명의 디지털 성범죄 연루 역시 이미 지난해 시민단체 군인권센터 폭로로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육군은 이같은 부작용보다 휴대전화 사용 허용에 따른 병사들의 병영 생활 개선 효과가 더욱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휴대전화 사용으로 군대 내 가혹행위가 줄어들고 자기계발 효과도 증진됐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7월 육군이 발표한 시범운영 분석결과를 보면 병사와 간부 모두 휴대전화 사용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서는 70% 이상이 군생활 적응과 자기계발, 병-간부 소통 등에 휴대전화 사용이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휴대전화를 사용한 병사들의 우울, 불안, 소외감이 사용하지 않은 병사보다 낮게 나타났다. 도박 등 범죄에 연루된 병사도 휴대폰 사용인원의 0.2%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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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휴대전화 등 개인 활동이 극히 제한됐던 이전까지 병영 내 구타, 가혹행위 등 일탈 행위들이 만연했던 현실을 생각하면 일부 범죄 연루로 전화 사용 해악을 말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다만 국방부 역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도 개선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군대 내 성착취 영상 유포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휴대전화 사용 부작용 최소한다는 방침이다.

또 휴대폰 사용이 주목받는 만큼 장병 상대 교육도 강화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미 이달 들어 지휘관, 일반 병사 대상 디지털 성범죄 관련 교육도 전군을 상대로 실시 중이다.

정경두 국방장관도 기강해이를 다잡기 위해 규칙 위반 준수를 강조하는 지휘서신을 전달했다. 정 장관은 지난 20일 전군에 하달한 지휘서신 제11호를 통해 “군 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행위들이 일부 발생했다. 규칙 위반 시 법과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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