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지금은 경제 전시 상황…3차 추경 기회 놓치면 안돼”

국무회의서 ‘내수 반등 위한 종합 대책’ 신속 마련 지시

일자리 창출할 한국판 뉴딜·미뤘던 국책사업 추진 주문

“경제중대본 사령탑은 경제부총리” 홍남기에 힘 실어줘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내수 반등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에 담길 것”이라며 “3차 추경안도 실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방역과 일상이 공존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내수활력 대책도 준비하고 추진할 때가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여야가 2차 추경안을 심사 중인 와중에 3차 추경 편성을 서두르라고 채찍질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현 경제 상황을 “그야말로 경제 전시 상황”으로 규정했다.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경제위기 국면”이라며 “전 분야, 전 영역에서 끝을 알 수 없는 경제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내수 진작에 방점을 뒀다. “정부는 소비 진작을 위한 시간표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언제 잦아들지 모르는 데다 올가을·겨울 2차 대유행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터널을 언제 통과할지 가늠하기 힘든 만큼 상당 기간 방역과 일상 경제활동의 병존이 불가피한데, 핵심은 내수 활력 회복이라는 인식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조치들이 자금줄이 마른 기업이나 생계난을 겪는 계층에게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식의 ‘응급조치’였다면, 향후 정부 대책의 중심은 내수 진작을 위한 대대적인 경기부양이 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을 국가 프로젝트로 적극 추진해야 한다”면서 “비대면 의료서비스나 온라인교육 서비스 등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주목받는 분야는 물론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시티 확산, 기존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에 디지털을 결합하는 사업, 디지털 경제를 위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정리하는 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 발굴에 상상력을 발휘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해관계 대립으로 미뤄졌던 대규모 국책 사업도 신속한 추진으로 위기 국면에서 경제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해외로 나간 우리 기업들의 유턴을 포함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첨단기업들의 생산기지가 될 수 있도록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지원 방법을 조속히 강구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공격적인 투자 활성화’를 주문한 것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이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는 상황이 경제에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전 세계는 지금 자국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무한 경쟁에 돌입해 있다”며 “우리나라는 성공적인 방역으로 봉쇄나 이동 금지 조치에 의해 문을 닫은 기업이 없었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생산기지가 되고 있다.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하는 경제중대본으로 모든 부처가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하면서 혼연일체가 되어 위기 극복의 전면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했다. ‘경제중대본의 사령탑은 경제부총리’라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를 놓고 여당과 불화한 홍남기 부총리에게 힘을 실은 것이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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