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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갓'으로부터 텔레그램 'n번방'을 물려받아 운영한 닉네임 '켈리' 신모(32)씨의 항소심 재판이 열리기로 한 지난 22일 '디지털성폭력대응 강원미투행동연대' 회원들이 춘천지방법원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신씨 사건을 항소하지 않은 무능 검찰과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안일한 사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연합뉴스 |
미성년자 성 착취를 일삼은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교사 10명 중 7명은 졸업앨범 사진이성범죄 등에 악용될까 두려워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교사노조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교사 8122명 대상으로 20~25일 졸업앨범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6%는 “졸업앨범에 담긴 본인의 사진이 범죄나 품평에 악용될까 불안하다”고 답변했다.
졸업앨범 사진에 대한 불안감은 여성이고 나이가 어릴수록 컸다. 교사들의 불안감을 5점 척도로 나타냈을 때 남교사는 2.96점이었지만, 여교사는 4.08점이었다. 여교사 중에도 20대가 4.26점으로 가장 높았고, 나이가 들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30대는 4.22점, 40대 4.04점, 50대 3.44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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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서울교사노조 |
졸업앨범 때문에 피해를 본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자의 7.6%는 졸업앨범 사진으로 인해 “직접 피해를 봤다”고 답했고, 31.1%는 “다른 교사가 피해를 본 경험을 들었다”고 했다. 교사들이 밝힌 피해 사례는 졸업앨범에 나온 교사 사진을 사전 동의 없이 학부모 커뮤니티에 게시하거나 학기 초에 학부모 단톡방에 공유해 외모를 품평하는 식이었다. 학생들이 사진을 우스꽝스럽게 바꿔서 SNS에 올리거나 학생의 삼촌이 사진을 보고 연락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 학교에서 졸업앨범을 제작할 때 교사의 사진을 넣지만 사전에 이에 대해 의견수렴을 하는 곳은 많지 않았다. 졸업앨범에 소속 학교의 모든 교사 사진이 들어간다고 답한 응답자는 78.6%였지만, 이 과정을 교사들과 논의한다고 답한 사람은 7.3%에 그쳤다. 62.5%는 의견수렴을 한 적이 없다고 했고, 11.4% 관리자나 선정위원회가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18.8%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교사노조 관계자는 “관행적으로 만들어온 졸업앨범을 시대의 변화에 맞게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교사 사진을 최소화하거나 초상권 보호를 위한 법·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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