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순 링크 공유가 마지막 흔적
연결고리 찾을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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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이정윤 기자] 텔레그램 성 착취물 공유 대화방의 시초격인 'n번방'을 처음 만든 '갓갓'. 그를 검거하기 위한 수사기관의 노력에도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런 가운데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메가(MEGA) 클라우드'가 갓갓 검거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으로 떠올랐다.
갓갓은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24), '와치맨' 전모(38)씨와 함께 n번방의 3대 운영자로 불렸다. 특히 갓갓이 처음 만든 'n번방'은 이후 파생된 수많은 유사 n번방의 원조격인 셈이다.
갓갓은 지난해 9월 한 텔레그램 대화방에 '수능을 준비한다'라는 말을 남긴 채 돌연 자취를 감췄다. 자신이 사용하던 텔레그램 계정도 탈퇴했다. 흔적이 남는 가상통화 대신 문화상품권을 받아 추적을 피했다. 그는 잠적하기 직전까지 뉴질랜드 클라우드 서비스 메가 클라우드를 이용해 성 착취물을 공유했다고 한다. 갓갓 외에도 다수의 성 착취 음란물 대화방 이용자들이 이 클라우드를 이용해 성 착취물을 공유하거나 내려받았다. 해외에 본사를 둔 서비스인 탓에 상대적으로 보안성과 익명성이 강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현재까지 7개월 이상 잠적하고 있는 갓갓은 지난 1월 돌연 일부 사용자에게 메가 클라우드 링크를 남겼다. 당시 갓갓이 포함된 대화방에 있던 한 텔레그램 이용자는 "갓갓이 지난 1월21일쯤 텔레그램에 들어와 메가 클라우드 링크를 공유했다"면서 "어떤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를 마지막으로 아예 접속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사실이라면 당시 올라온 메가 클라우드 링크가 갓갓이 남긴 마지막 흔적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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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클라우드 측은 한국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에도 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경찰이 갓갓의 행방을 쫓을 만한 연결고리를 이미 놓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온다. 클라우드 서비스 특성상 로그 기록의 저장 기간과 용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IT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개인정보처럼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때는 기간을 설정해 로그를 저장하지만 클라우드 자료 접속은 그렇게 오랜 기간 저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로그 저장 공간을 만드는 데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 업체가 로그 기록을 무한대로 저장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갓갓 추적과 관련해 자세한 수사 상황을 밝히진 않으면서도 "범위를 좁혀가는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갓갓과 관련한 수사는 경북지방경찰청에서 맡고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2일 기준으로 n번방을 비롯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과 관련해 340명을 검거하고 51명을 구속했다. 박사방 사건과 관련해서도 6명을 추가로 특정해 입건했다. 경찰은 박사방 등에 올라온 성 착취물을 공유한 '피카츄방'에 유료회원 80여 명이 있었던 사실도 확인하고 신원을 특정하고 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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