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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DLF 재발 안된다"…그룹사 내부통제 강화 나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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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내부통제委 그룹 차원 위원회로 확대 운영…이사회 보고체계도 구축

우리금융도 이사회 내 내부통제委 신설

신한·KB금융 등 여타 지주도 이사회 차원서 내부통제 강화 필요…감독당국 역할 해야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김민영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제2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막기 위해 전 그룹사의 내부통제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 은행, 증권사 등 주요 계열사가 판매한 금융투자상품 손실이 잇따르면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해 그룹의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현재 운영 중인 내부통제위원회를 그룹 차원의 위원회로 확대 운영하고 이사회 보고 체계도 새로 구축한다.


현재 지주사 내부통제위에는 CEO,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준법감시인이 참여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회사의 준법감시인 등 그룹사의 주요 임원이 참여하는 형태로 확대하는 한편 내부통제위에서 논의되는 안건을 지주 이사회에 보고하는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그룹사의 내부통제 문제와 관련해 내부통제위가 안건을 검토하고 이사회에 주기적으로 보고하게 될 것"이라며 "이사회가 직접 내부통제 문제를 챙김으로써 그룹사 차원의 강도 높은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지주사 뿐 아니라 전 계열사의 내부통제 기준을 그룹 차원에서 표준화하고 구체화할 계획이다.


김 회장이 강도 높은 내부통제 구축에 나선 것은 DLF 사태가 재발해서는 안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고, 하나금융 또한 회복하기 힘든 평판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내부통제와 관련해 이사회와 경영진의 역할을 강화해 조직의 내부통제 시스템과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앞서 우리금융지주도 이사회 내에 전 계열사의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기능을 담당하는 콘트롤타워인 '내부통제관리위원회'를 소위원회 형태로 신설했다. 금융투자상품 손실 사고가 잇따르면서 지주 이사회가 책임지고 전 계열사의 내부통제를 챙기는 내부통제 매트릭스 조직이 확산되는 추세인 것이다.


감독당국이 적극 나서 신한금융, KB금융 등 여타 금융지주에도 이사회가 참여하는 내부통제 콘트롤타워 모델 구축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요 금융그룹들은 영업 추진시 그룹 차원에서 주요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하는 매트릭스 기능을 강화하고 있지만 내부통제에 있어서는 그룹 차원의 관리ㆍ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해외 감독당국도 이사회의 내부통제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웰스파고는 2011~2016년 고객 동의 없이 가짜계좌를 대량 개설한 혐의로 금융당국 조사 후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았고, 이사회 의장까지 교체해 겨우 사태를 수습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주요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조직 운영 현황을 일제히 점검하고 실질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유도해야 한다"며 "일각에서는 '옥상옥' 조직이라는 우려도 나오지만 금융회사 이사회가 적극 나서 조직 문화를 바꾸고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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