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 당시 경찰이 확보한 김 회장의 업무수첩 2권도 이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2권 중 한 한권에는 업무와 관련된 법인명과 직원, 자금 흐름 내용 등이 적혀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수첩에 적힌 자금 사용처가 김 회장이 횡령한 회삿돈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또 직접 뇌물제공 내역은 아니라고 해도 불법행위 수사의 단서가 될 가능성이 커 수사팀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과 김 회장 등 핵심 관련자들의 신병이 확보된 만큼 라임사태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앞으로 수사기관은 비자금이 흘러가 고여있는 ‘비자금 저수지’를 찾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에서 김 회장은 투자금을 통한 기업가치 조작으로 이른바 ‘기업사냥’으로 수익을 얻거나, 투자금의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는다거나 이를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이렇게 불법으로 챙긴 돈은 어디엔가 은닉해뒀을 가능성이 높다. 해외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거나 펀드를 조성하기도 하고, 가짜 인물을 내세워 투자금을 차명으로 받는 등 방법은 여러 가지다.
이렇게 비자금 저수지에 은닉해둔 불법자금을 통해 로비를 하거나, 다시금 기업사냥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나온 업무수첩등을 조사하면 추가적인 관련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김 회장 본인이 파악하고 있는 자금흐름과 외부에서 알려진 자금흐름에 대한 비교·대조를 통해 실제 자금의 흐름을 파악하고 연관된 인물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현재 김 회장과 라임에 연관돼 이를 무마해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은 금감원 소속인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다. 김 전 행정관은 김회장 고향친구로 4900만원 가량의 뇌물을 받고 라임 사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사태를 무마해준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김 전 행정관 혼자서 수조원 규모의 펀드의 비리를 무마했다는 것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과장급인 청와대 행정관의 직급이 맞지 않아 뒷배에 대한 의심이 있고, 혼자 막을 수도 없는 규모라는 것이다.
지난 3월에 공개된 대신증권 반포 WM센터장 출신 장모씨와 라임 피해자와의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에서 장씨는 ‘정말 로비 할 때 돈을 어마무시하게 쓴다’고 김 회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따라서 자금흐름을 보고 더 엮인 인물이 없는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한편 김 회장 외에도 라임에서 적게는 수백억 많게는 수천억까지 투자를 받고 횡령한 혐의를 받는 회장님들도 있다.
메트로폴리탄은 라임에서 약 300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자금은 필리핀 리조트 인수, 서울 서초구 오피스텔 개발 등에 투자됐다.검찰은 김 모 메트로폴리탄 회장이 회사에 투자된 라임 자금 가운데 상당액을 횡령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행적을 쫒고 있다.
회계법인의 라임 펀드 실사보고서에 따르면 메트로폴리탄에 투입된 자금 상당액은 사업 중단 등으로 회수가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상장사 리드 실소유주 김모 리드 회장도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잠적해 검찰이 소재를 추적 중이다. 리드에는 라임 자금 약 500억원이 투입됐다.
리드 경영진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최근 1심에서 징역 3~8년을 선고받았는데 이들은 리드 회장이 범행을 최종 지시했다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했다.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에스모머티리얼즈 등을 실소유한 이 회장도 수배중이다. 이 회장은 자신이 실소유한 에스모를 통해 다른 코스닥 상장사를 연이어 인수하고, 라임은 이 회장이 인수한 기업에 2000억원 규모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뒤 잠적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신동근 기자 sdk6425@ajunews.com
신동근 sdk6425@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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