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가 부족한 가운데 투기적 거래가 유가를 흔드는 현상 반복”
스코틀랜드 크로머티만의 가동이 중단된 원유 시추 시설. 국제 유가가 저장공간 부족과 펀드의 선물 매각 여파로 27일 다시 폭락했다. 크로머티/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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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27일 다시 폭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배럴당 24.6%(4.16달러) 내린 12.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30% 넘게 밀리면서 11달러 선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장중 2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원유 수요가 급감하고 공급 과잉이 심화하는 가운데 저장공간 부족이 다시 부각되면서 지난주 마이너스 37달러까지 떨어졌던 유가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월부터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하루 970만 배럴 줄일 예정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감소폭에는 못 미치는 실정이다. 시장에서는 전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2천만~3천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 때문에 원유 재고가 계속 늘면서, 몇 달안에 전세계 원유 저장 탱크들이 가득 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최대 원유 선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미국석유펀드’(USO)가 보유 물량의 20%인 6월분 선물을 며칠 사이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유가 폭락에 크게 작용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전했다. 이 펀드는 7월물 등 만기가 긴 선물 보유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투자 구조를 바꾸고 있다. 이 신문은 “수요가 부족한 가운데 투기적 거래가 유가를 흔드는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가 폭락에도 주식시장은 상승했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58.51포인트(1.51%) 상승한 2만4133.7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41.74포인트(1.47%) 오른 2878.4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5.64포인트(1.11%) 상승한 8730.16에 각각 마감했다. 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1.64% 상승한 5846.79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3.13% 오른 1만659.99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2.55% 뛴 4505.26에 각각 마감했다.
각국 중앙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잇달아 쏟아내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경제활동이 서서히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증시 관계자들은 풀이했다.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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