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롱비치의 모습. 유조선이 보인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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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기사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실 비치'의 풍경에는 서핑족·바다포유류가 있지만 요즘엔 20대가 넘는 유조선이 여기에 더해졌다고 전했다. 팔리지 않은 석유를 실은 배들이 떠다니는 것이다.
하루 세계 원유생산량은 1억배럴 수준,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소비량이 3000만배럴까지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뽑은 석유를 보관하는 게 문제가 됐다. 최근 WTI 가격 폭락도 WTI 저장고 허브인 오클라호마주 쿠싱(총 8000만배럴)에 실질적으로 남은 공간이 거의 없어서였다.
하지만 저장고 문제는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세계 3위 석유 소비국인 인도의 정유사들은 저장고 95%를 채웠고, 세계 최대 석유저장고 업체 네덜란드 로열보팍(Royal Vopak)은 공간이 거의 다 팔렸다고 밝혔다.
상품분석기업 카이로스의 앙투안 하프 애널리스트는 WSJ에 세계 육지 저장공간은 44억배럴인데 이중 65%가 채워졌다고 밝혔다. 이달 초 기준으로 "매우 많은 하루 1000만배럴씩" 채워지고 있으며, 추세를 감안하면 100일 안에 가득찬다는 게 그의 예상이다.
이에 따라 바다에 떠있는 석유도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해상 유조선 보유량은 지난달 1일보다 76% 늘어난 1억5300만배럴 수준이다.
원유 저장고. /사진=블룸버그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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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도 마이너스 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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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24일 투자노트에서 "WTI는 로컬(지역) 문제였다"면서 "석유시장은 앞으로 3~4주 안에 전세계 저장 용량 문제를 시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프 쿠리에 애널리스트는 투자노트에서 "수요·공급이 맞을 때까지 유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고 5월 중순 기준 소비 감소량을 1800만배럴로 추정했다.
유가 안정을 위해서는 결국 경제 활동 재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거나 감산량이 늘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OPEC+(산유국 합의체)는 5~6월 하루 생산량을 970만배럴 줄이기로 했지만 줄어든 소비량에 크게 못미쳐 시장의 실망으로 이어졌다.
26일 블룸버그통신의 칼럼에서 줄리안 리 석유분석가는, 이미 주요 거래소가 북해산 브렌트유(지난주 마감가 21.44달러) 역시 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공격적인 감산"이 없으면 마이너스 유가가 다시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석유시장에도 변화 움직임은 있다. 최근 WSJ는 미국 멕시코만을 중심으로 유정들이 가동을 중단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해상 유정은 미국 산유량의 15%(200만배럴)를 차지한다. 생산 원가에도 못미치는 유가 상황에 떠밀린 선택이다. 또 거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는 예정일보다 빨리 감산에 돌입했다.
미국 일부 주와 독일·이탈리아에서는 경제활동이 부분적으로 재개됐고 다른 유럽 국가들도 봉쇄 완화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으로 보아 빠르게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려워보인다.
김주동 기자 new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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