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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상이라도 때려부니 시원하구마"…전두환 온 날, 광주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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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광주=안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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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씨가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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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던 사과는 없었고 광주는 분노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년 만에 출석한 27일 광주지법 재판이 200분 만에 종료됐다. 법정에서 전 전 대통령은 "제가 알고 있기로는 당시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20분까지 전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은 인정신문과 검사의 모두 진술 절차 진행 후 피고인과 변호인의 입장을 다시 청취하고 증거목록 등을 정리하는 순서로 이뤄졌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20분쯤 법원에 도착했다. 대기하던 취재진은 전 전 대통령에게 '죄를 저지르고도 왜 반성하지 않냐'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왜 책임지지 않냐' '사죄하지 않으실 거냐' 등 질문을 쏟아냈지만 그는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 도착 소식을 듣고 법정 출입구 쪽으로 모여든 5·18 유가족들은 그가 들어간 뒤에도 20여분 간 '오월의 노래'를 부르며 항의를 표했다.




전두환, 또 졸았다…"대한민국 아들이 그런 짓 하겠냐"며 혐의 부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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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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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 대통령은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입장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 "만약 헬기 사격이 있었다면 많은 사람이 희생됐을 것"이라며 "그런 무모한 짓을, 대한민국의 아들(인) 중위나 대위인 헬기 사격수가 그런 짓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나는 지금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이 다소 길어지자 전 전 대통령은 법정 내에서 고개를 떨구며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부인 이순자 여사는 졸고 있는 전 전 대통령에게 물을 건네 그를 깨웠다.

전 전 대통령은 잠에 들지 않은 상태일 때도 재판 내용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듯 팔짱을 낀 채 눈을 감았다.

재판 진행 도중 방청석에서는 일부 소란도 일어났다. 변호인 측이 의견을 표명하던 중 한 남성이 "전두환 살인마"라고 외쳐 퇴정당했다.

이런 소란에도 전 전 대통령은 잠시 방청객 쪽을 쳐다봤다가 다시 다리를 꼬고 앉아 눈을 감았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광주지법 출석 당시에도 재판 도중 조는 모습을 보여 공분을 산 바 있다.




"아따 흉상이라도 때려부니 시원하구마"…여전한 광주의 분노





"분이 나서 못 살겄어. 분이 나서 그래 내가. 분이 나서!"

전 전 대통령의 출석을 앞둔 광주지법에는 아침부터 5·18 주범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가 가득했다. 법원은 이날 아침부터 그의 모습을 직접 보고자 하는 광주 시민들과 기습 상황을 막으려는 경찰들로 북적였다.

'전두환은 5·18 영령 앞에 사죄하라!'는 글자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든 시민단체 회원들과 소복을 입은 오월 어머니들의 모습도 보였다.

한 오월 어머니가 참지 못하고 전두환 흉상을 강하게 내리치자, 주변에선 "시원하게 때려버리니 속이 다 시원하다"는 등 격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전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해 나왔다는 광주시민 박근우씨(59)는 "1년 전에도 왔고 이번에도 왔다"면서 "화가 나는 대로 저 흉상을 때리자면 흉상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다. 금방 박살 날 것 같다"며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5·18 기념재단 소속 권혁민씨도 "지금 전두환이 왜곡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면서 "그가 유족들이나 희생자들에 대해 참회하고 사과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광주지법 주변에 경찰력 850여명을 배치했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경비계획은 특별히 본청과 서울·광주지방경찰청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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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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