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 협력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며 "코로나19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협력에서 시작하자"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 공동선언(2018) 2주년인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나와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평화 경제의 미래를 열어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4.27. since1999@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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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기가 남북 협력에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협력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가축 전염병과 접경지역 재해 재난, 기후환경 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등 생명의 한반도를 위한 남북 교류와 협력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은 하나의 생명 공동체다. 남북 생명 공동체는 평화 공동체로 나아가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안부를 물었고 문 대통령도 답장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협력 외에 남북 철도연결, 공동 유해발굴사업,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 상호방문 추진의지를 재확인했다.
정부는 이날 강원 고성 제진역에서 동해북부선 철도 재추진 기념식을 개최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남북 간 철도 연결을 위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나가겠다"며 "남북 정상 간에 합의한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남북 공동의 유해 발굴 사업은 계속 이어가야 할 것"이라며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들의 상호 방문도 늦지 않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에 대해 "전쟁 없는 평화로 가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며 "9·19 남북 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로 이어져 남북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진입시키는 출발점,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지난 2년은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한 기간이었다"며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었고, 그때마다 인내하며 더딘 발걸음일지언정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판문점선언 1주년에도 판문점에서 열린 남측 기념공연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대신 하루전(4월26일) 고성 DMZ(비무장지대)에 조성한 평화의 길을 걸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의 실천에 속도를 못 낸 것에는 "결코 우리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인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여건이 좋아지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작은 일이라도 끊임없이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잊지 않는다면 길은 열리게 마련이며 좁은 길도 점차 넓은 길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 건강 이상설에 선을 그은 걸로 풀이된다. 적극적인 코로나 협력 제안은 김 위원장이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있다는 판단을 깔고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결국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코로나바이러스와 불편한 동거를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K-방역을 넘어 K-일상이 또 다른 세계 표준이 되고,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방역과 일상을 함께 잘해내려면 국민들의 협조와 참여 이상의 비결이 있을 수 없다"며 "경제 회복의 기회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살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의료진을 응원하는 릴레이 캠페인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했다. 문 대통령과 참모들은 가슴 높이에 손바닥을 펴고, 다른 손으로 엄지를 치켜드는 수어("덕분에")를 했다. 앞서 정은경 본부장을 포함한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4일 이 챌린지를 하고, 다음 주자로 문 대통령, 뽀로로,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을 지목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 주자로 배구선수 김연경, 아기상어 캐릭터, 권동호 수어통역사를 지목했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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