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재판 출석 앞둔 광주법원 긴장감 고조…일부 충돌(종합)

보수 성향 인사 기자회견·방송 차량에 항의

'전두환 출석' 대비하는 광주법원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27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출석 예정인 광주지방법원에 경찰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전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0.4.27 hs@yna.co.kr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에 출석하는 27일 광주지법 앞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씨의 출석 소식을 들은 5·18 단체는 법원 앞에서 전씨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전씨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출발한 오전 8시 25분께부터 경찰 병력 500여명을 동원해 법원 주변 경계를 강화했다.

5·18 단체 관계자들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경찰은 법원으로 출입하는 도로를 따라 일렬로 늘어서 경계선을 구축했다.

법원을 들어가려는 민원인 차량은 트렁크를 열어 위험한 물건이 없는지 확인 후 법원 경내로 들여보내고 있다.

5·18단체는 법원 정문과 후문 등에서 전씨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이들은 죄수복을 입은 전씨가 무릎을 꿇고 묶여있는 모습을 한 이른바 '전두환 치욕 동상'을 법원 정문 앞에 설치했다.

'사죄하라'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27일 오전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이 '전두환 동상'을 때리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이날 광주지법에 피의자로 출석한다. 2020.4.27 hs@yna.co.kr

하얀 상복을 입고 온 5·18 유족들은 전씨의 동상을 때리며 그동안 쌓인 울분을 표출했다.

전씨가 법원에 출석하기 전부터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보수 성향 인사들이 법원 앞에서 전씨를 옹호하거나 5·18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가 잠시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보수 성향의 한 여성은 5·18단체가 '전씨 치욕 동상'을 설치한 것은 명예훼손과 모욕죄에 해당한다며 광주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항의하는 5·18단체 관계자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 남성은 스피커가 달린 차를 타고 법원 앞을 지나며 5·18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가 주변에 있는 5·18단체 관계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5·18 폄훼 발언에 '충돌'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지법에 출석하는 27일 광주 동구 광주지법 앞에서 방송 차량을 탄 남성이 5·18 폄훼 방송을 하자 5·18 관계자들의 거센 항의를 하고 있다. 2020.4.27 iny@yna.co.kr

5·18단체 관계자들은 이 남성을 강제로 끌어내리려 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큰 충돌 없이 상황이 마무리됐다.

5·18단체는 전씨가 광주 법정에 들어설 때 법원 정문과 후문에서 손팻말을 들고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할 예정이다.

전씨가 재판을 받는 동안엔 자유발언 등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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