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 앞두고 '무릎 꿇은 전두환' 동상, 광주로

5월 단체, 재판 당일 동상 법원으로 옮길 예정

'전두환 구속 수사 촉구' 상징의식/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사자 명예훼손으로 재판을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광주 법정 출석을 앞두고 5·18 단체가 '전두환 동상'을 광주로 옮겨 엄벌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개최하기로 했다.

26일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돼 있던 전두환 동상을 지난 25일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전두환 동상은 12·12 군사반란 40주년을 맞아 지난 2019년 12월 5월 단체들이 제작했다. 이 동상은 수인복 차림의 전 씨가 무릎을 꿇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5월 단체는 전 씨의 동상 옆에 뿅망치를 걸어둬 광주 시민 누구나 전두환 동상을 내려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5월 단체들은 재판 당일인 오늘(27일) 오전 동상을 전 씨가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광주지방법원 민원실 입구로 옮길 예정이다.

단체들은 법원 출입구에 모여 전 씨의 사과와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퍼포먼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과격한 행동은 되도록 자제하고, 서로 간격을 두는 등 방역 기준을 지키며 시위를 진행하기로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11일 오후 서울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에서 나서며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또한, 5월 유족회 회원 가운데 희생자 어머니들은 법원 일대에서 상복을 입고 전 씨의 사과를 촉구하는 침묵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 외에도 전두환 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강제로 군에 징집당한 피해자 단체도 이날 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을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전 씨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앞두고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 법정에 선다. 지난해 3월11일 사자명예훼손 사건 피고인 신분으로 법원에 출석한 지 1년여 만이다.

전 씨는 작년 3월 강제구인으로 재판정에 나타난 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이유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고 조비오 신부의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사탄'이라고 비난해 2018년 5월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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