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연 9단 스토커男 구속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프로바둑기사 조혜연 9단을 약 1년 동안 스토킹한 혐의로 40대 후반 남성 A씨가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지난 26일 협박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지난 25일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겨냥해 장시간에 걸쳐 이뤄진 범행으로 사안이 중대하다"며 A씨에게 협박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해부터 조혜연 9단이 운영하는 바둑교습소까지 찾아와 조 9단을 지속적으로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9단은 지난 23일 직접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사실을 알렸다.

조 9단은 '흉악한 스토커를 두려워하는 대한민국 삼십대 미혼 여성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서 "(바둑 팬으로 추정되는) 흉악한 스토커 정모씨가 1년 전부터 제 사업장에 나타나 갖은 욕설과 고함을 치고 있다"고 밝혔다.

조 9단은 "공권력은 저와 주변인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이 사람을 잡아 가두지도 일시적으로 구류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조 9단은 "지난 7, 8, 9일 연속으로 나타나 저와 제 주변인에게 갖은 욕설과 고함, 협박, 모욕을 해 제가 형사고발했다"며 "경찰에 세 차례 신고했으나 결국 벌금 5만원, 사실상 훈방조치했다"고 했다.

이어 "이 스토커는 오늘(23일)도 제 사업장에 나타나겠다고 선언했다"고 덧붙였다.

A씨가 조 9단을 찾아간 날짜는 조 9단이 여성 최초로 우승한 지난 10일 대주배 '남녀 프로 시니어 최강자전'을 코앞에 둔 날짜였다.

조 9단은 "교습소에 초등학생들이 다수인데 스토커를 보고 놀라 트라우마가 생겼다"며 "학부모님들의 불안과 근심도 엄청나 정신적 피해보상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이러나는 것은 현행 스토커 처벌법이 너무 경미하고 미약한 처벌을 해서가 아닌가 여겨진다"며 "국회에서 스토커 처벌법을 피해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강력범죄로 다뤄달라"고 촉구했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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