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70% 선지급 추진…국회서도 여야 입법으로 뒷받침
'무급휴직 철회하라' |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방위비분담금 협상의 장기화 속에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이 사실상의 강제 무급휴직 상태에 처한 것과 관련, 정부가 이들에 대한 임금을 선(先)지급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미국 측에 이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계 위기에 처한 근로자들의 임금공백 사태를 우선적으로 해소하고 이 비용은 추후 방위비 협상을 통해 보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가운데 4월 1일 이후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근로자는 약 4천여명에 달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휴직 상태에 처한 4천여명에 대해 한국 정부에서 임금을 먼저 주고, 추후 한미 방위비 협상이 타결되면 이 비용을 제외하고서 미국 측에 지불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이들에게 지급하는 돈은 원래 임금의 70%가 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에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주장하면서 이들에 대한 임금 지급을 거부할 우려가 있다"며 "이 때문에 고용보험금 제도를 활용해 70%의 임금만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휴직을 할 때 고용주는 직원에게 평균임금의 70% 이상의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하며, 정부는 이 비용 중 일부를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보전해 주고 있다.
대신 이 방안의 경우 '고용주'인 미군 측에서 거부할 경우 적용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고위관계자는 "미국 측에 이런 방침을 전달했으나 아직 이에 대한 이의제기는 오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방위비 협상에서 주한미군 근로자들의 임금 문제를 '지렛대'로 압박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자 이런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에서도 한국 정부가 무급휴직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법안으로 마련하는 등 '지원사격'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지난 24일 '주한미군 소속 한국인 근로자의 생활안정 등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주한미군사령관의 동의가 없더라도 한국 정부가 무급휴직 주한미군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를 선지급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성원 의원 역시 무급휴직 근로자들에게 생활안정급여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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