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대의 환매중단을 일으킨 라임자산운용(라임자산) 사태의 핵심 인물들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관련 수사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수사망을 피해 도피한 이들이 이번에는 구속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5일 오전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번 사태의 전주(錢主)로 불린 인물로 버스업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를 받고 있다.
1조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
경찰은 김 회장을 상대로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6시간가량 조사했다. 경찰은 수원여객 회삿돈 횡령 사건과 관련해 돈을 빼돌린 경위 등을 추궁했으나 김 회장은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은 26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는 최근 김 회장의 측근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 김모(58)씨를 수원여객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김 회장은 이 사건 공범으로 경찰에 체포된 상태여서 향후 김 씨와 같은 법정에서 재판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공범 수원여객 재무 담당 전무이사는 해외 도피 중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고향 친구 사이로 알려진 김모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에게 4900만원에 달하는 뇌물을 건네고 이번 사태에 관한 검사 관련 정보를 입수한 혐의와 자신이 실소유한 상장사 스타모빌리티의 회사 자금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 뒤 300억원대 고객 예탁금을 빼돌린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수원여객 횡령 사건으로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후 4개월가량 잠적하다 지난 23일 경찰에 붙잡혔다.
김 회장과 함께 붙잡힌 이종필 전 라임자산 부사장도 구속 기로에 섰다.
서울남부지법 최연미 당직판사는 25일 이 전 부사장과 심모 전 신한금융 팀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전날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두 사람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부사장은 다만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나오지 않았다.
라임자산운용 이종필 당시 부사장 모습. 연합뉴스 |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가 김 회장, 심 전 팀장과 함께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은 라임자산의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각 펀드 판매사의 투자자 대상 판매사기, 라임 자금이 투입된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기업사냥꾼’ 일당의 회삿돈 횡령 의혹, 청와대 관계자 등 고위 공직자·정치권의 비호 의혹 등 여러 갈래로 이번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라임자산 펀드를 설계하고 운용한 이 전 부사장은 이런 의혹에 모두 관여한 라임 사태 몸통으로 지목된다.
심 전 팀장도 앞서 구속된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PBS본부장과 이 전 부사장을 도와 라임 펀드 자금을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실무 역할을 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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