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무급휴직 25일째…與, 정부안 제출받아 내주 초 의원 발의
김성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지원 등에 관련 특별법안' 대표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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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4000여명의 무급휴직 기간이 25일째에 접어들었다. 한미 방위비 협상이 재차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극적인 상황 변화가 없다면 무급휴직은 곧 한 달을 맞게 된다. 고용주인 주한미군이 한국인 노동자의 무급휴직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 노동자들은 정부와 국회가 추진하고 있는 '특별법'에 생계를 맡겨야 할 처지에 놓였다.
25일 국회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주도해 만든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의 생계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내주 초 발의한다. 앞서 24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김성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안'은 접수가 된 상황이다.
정부는 그간 국방부를 중심으로 특별법 신속 처리를 위해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들의 의견을 이미 수렴했고 정부안을 만들어 안 위원장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안 위원장은 20대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국방부가 제출한 방안을 토대로 신속 처리 조항을 넣어 의결 접수 후 심사와 심의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손지오 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 사무국장은 “정부가 나서서 노동자들의 의견을 여러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취합했다”면서 “가장 큰 문제가 무급휴직자들의 생계인 만큼, 야당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무급휴직 기간이 길어질 수록 주한미군 노동자들의 생계가 더욱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는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지연에 따른 피해자로 규정하고 신속 지원 의지를 내비쳤다. 특별법은 한국인 노동자들을 간접 지원하는 방안이 골자가 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지원 기준과 기간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미국측의 태도와 관련해 "한국이 잘 사니 더 내야 한다는 기존 논리를 되풀이 하며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면서 "동맹국인 한미가 오랜 세월 유지해온 규정을 무시한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것은 한미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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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은 한국인 노동자들을 정부의 부담으로 간접 지원하는 방안이 골자다. 구체적인 기준과 기간 그리고 재발 방지 조항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가능한 방안을 모두 검토한 것으로 안다"면서 "생계 위협을 해소하는 게 최우선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특별법안을 제출한 김성원 의원도 기본 생계조차 잇기 어려운 절망적인 상황에 내몰린 한국인 노동자들을 지원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무급휴직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생활안정급여금 정부 부담 △한미협상이 다시 지연될 경우 급여 우선 지급(재발방지) △국무총리 소속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지원위원회 설치 △국방부 장관 소속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지원 실무위원회 설치 등 조항을 담았다.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를 위한 특별법 마련에 정부와 국회가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 해결책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시계 제로인 상황이다. '13% 방위비 분담 인상' 잠정 합의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회귀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 정부도 당장 새로운 제안을 미국측에 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교착 상태가 쉽게 풀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11월 미국 대선까지 협상이 진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게 되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 기간은 7개월 이상 길어지게 된다. 정부 당국자는 방위비 협상 일정과 관련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분담 원칙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일정과 관련해 지금으로서는 전할 말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역시 한미동맹과 대북 대비태세 약화를 우려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잇달아 공식적으로 방위비 대폭 증액 목소리를 높이며 압박을 이어갔다. 미국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제11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협상 초기, 기존보다 5배 이상 많은 50억달러 방위비 분담을 요구했다.
로버트 메넨데스 민주당 의원(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을 포함해 잭 리드 의원(상원 군사위원회 간사),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 등 4명은 15일(현시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에게 협상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그들은 "우리는 한국이 추가적으로 책임을 지고 증가된 부담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면서도 "우리가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동맹 자체의 적절한 기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깊은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방위비 협상 장기화는) 준비태세에 대한 도전은 물론 미국의 안보와 미 군무원들의 삶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산 진단키트 60만회 분이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화물기에 실려 미국 켄터키 루이빌로 떠나던 날(15일),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부자나라 한국은 우리의 상호 방위와 특정 방위에 도움이 되기 위해 방위비를 더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은 앞서 6일에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통화에서 "공정한 방위비 분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한국이 우리에게 일정한 금액을 제시했지만 내가 거절했다"고 밝히면서 한미 실무자들이 도출한 잠정 합의안을 자신이 돌려 보냈음을 공식 확인 시켰다.
이에 손지오 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 사무국장은 "특별법 마련으로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가 때마다 협상의 볼모가 되는 상황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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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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