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응원, 탄핵 촉구 국민청원 등 다양한 국민의 뜻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
청와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계획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5월 11일부터 신청을 받아 13일부터 지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같이 전했다.
강 대변인은 기초생활보호대상자 등 270만 세대에 대해서는 "5월 4일부터 현금 지급이 가능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두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지급 계획을 공개한 것에는 국회가 빠른 심사에 임하도록 압박하겠다는 생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은 다만 "이 모든 일정은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통과돼야 가능하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9일까지 추경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디 추경안의 조속한 심의와 통과를 국회에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또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국민 편리성과 신속성을 강조했다"며 "국민이 편리하게 수령하는 간명한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최대한 빨리 지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메시지에는 당정 간 이견이 불거지며 혼선이 이어지는 등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청와대와 정부가 고삐를 죄며 논의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생각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역시 기자들을 만나 "5월 중에는 지급이 돼야 '긴급' 이라는 용어에 맞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4월 임시국회가 지나가면 6월 임시국회로 넘어가는데, 국회 원 구성이 6월 1일까지 가능할지 문제의식도 있다"며 빠른 심의를 거듭 강조했다.
특히 청와대는 만약 4월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다음 달 15일까지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다면 문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인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고위관계자는 "5월 15일까지 통과가 안될 경우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준비 중이라고만 말씀 드리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긴급재정명령권의 경우 대통령이 하루 아침에 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절차가 필요하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 갈등으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홍 부총리가) 자기주장을 강하게 제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봐야 한다"면서도 "자연스러운 논쟁이 있었을 뿐 인사 문제가 부상할 이유는 전혀 없다. 사표를 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가 24일 문 대통령을 응원하는 내용의 국민청원과 탄핵을 촉구하는 국민청원 모두에 대해 "해당 청원들은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다양한 뜻이다.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문 대통령 응원 청원과 탄핵촉구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고 경쟁적으로 참여자가 몰려 응원청원에는 약 150만4천명, 탄핵촉구 청원에는 146만9천여명이 동의했다.
또 '문 대통령과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 부처에 감사한다'는 청원에는 49만여명, '문 대통령 탄핵반대' 청원에도 35만여명이 참여했다.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센터장은 이날 4건의 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어느 의견도 허투루 듣지 않겠다"며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센터장은 다만 탄핵 촉구 청원에 대해서는 "헌법 제65조는 '대통령 등 공무원이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절차의 개시 여부는 국회의 권한이다. 청와대가 답변하기 어렵다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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