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밝힌 사건 말고 성추행 또 있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23일 부산시청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며 울먹이고 있다. 부산=뉴스1 |
부산경찰청은 오 전 시장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성추행 사건 외에 지난해 10월 한 유튜브 채널이 제기한 오 전 시장의 여성 공무원 성추행 의혹 사건도 내사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내사는 정식 수사에 착수하기 전 단계로, 기초 사실단계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당시 이 유튜브 채널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오 전 시장 선거캠프에서 거액의 돈거래가 있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오 전 시장이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오 전 시장은 “소도 웃을 가짜뉴스”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그는 이 유튜브 채널 운영자 3명에게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찰은 오 전 시장의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사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추행 시점 등 내용을 파악 중이며, 형법상 강제추행,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강제추행 등 성범죄의 경우 2013년 형법과 성폭력 특례법 등 관련 법령이 개정돼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전면 폐지됐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해도 처벌이 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피해자의 진술 없이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은 피해자 측이 오 전 시장을 고소할 경우 곧바로 수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지난 23일 연 사퇴 기자회견에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 부산=연합뉴스 |
이번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는 전날 공개한 입장문에서 오 전 시장의 행위를 겨냥, “명백한 성추행이었고 법적 처벌을 받는 성범죄”라고 규정한 바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신상 공개나 2차 피해에 대한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피해자는 오 전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피해 사실을 부산성폭력상담소 등에 알렸다고 한다. 피해자와 부산성폭력상담소 측은 애초 오 전 시장 고소·고발 여부를 생각하지 않았지만, 오 전 시장의 기자회견 이후 확실한 피해자 보호 조치를 전제로 고소·고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은 피해자 전문보호팀을 편성해 대기 중이다.
오 전 시장은 전날 기자회견 이후 관사 등에 들리지 않은 채 연락도 두절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관사로 들어가기 전 거주했던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도 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아파트는 오 전 시장 형제의 소유라고 한다. 부산시도 오 전 시장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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