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을 통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로 구성된 ‘라임자산운용 대신증권 환매 피해자 모임’ 회원들이 지난 2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판매사로부터 제대로 된 안내를 받지 못했다며 대신증권의 사죄와 피해 금액 배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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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6천억원대의 펀드 환매중단으로 대규모 피해를 낳은 라임자산운용이 자금을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서 회삿돈 수백억원을 빼돌린 경영진이 1심에서 무더기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오상용)는 2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아무개 리드 부회장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부회장과 공범인 구아무개 대표이사에게는 징역 4년, 강아무개 리드 영업부장과 리드 자회사인 오라엠 김아무개 대표에게는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김아무개 경영지원본부 이사와 박아무개 전 대표이사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던 구 대표와 김 대표는 이날 법정 구속됐다.
박 부회장 등은 투자 자금 마련을 명목으로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해 회삿돈을 빼돌려 사용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검찰은 “자신의 자본 없이 코스닥 상장회사를 인수해 그 회사를 내세워 전환사채 등을 통해 거액의 사채를 떠안게 해 결국 회사 재무상태를 악화시켰고, 기업 가치를 믿고 투자한 5131명의 소액주주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며 박 부회장에 대해 징역 10년에 벌금 150억원을 구형했다.
법원은 박 부회장이 2017년 1∼6월에 233억원, 2018년 4∼6월에 601억원을 빼돌려 모두 834억원을 횡령했다고 판단했다. 피고인들은 정상적인 경영 판단에 따라 자금 흐름이 이뤄졌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피고인들은 회사 경영권자, 임원으로서 지켜야 할 책임을 도외시한 것”이라며 “회사 이익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 앞세운 것으로 죄질과 범정이 극히 불량하고 무겁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박 부회장에 대해 “페이퍼컴퍼니와 자회사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다른 피고인들에게 범행하도록 지시를 반복했다”며 “범행이 계획적이고 액수도 800억원이 넘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판결문에는 리드에 라임자산운용 자금을 끌어다 준 대가로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명품 가방과 시계 등을 받았다는 내용이 언급됐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참석하지 않고 도주했다가 5개월만인 지난 23일 밤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검거됐다. (▶관련 기사 : 라임 사태 핵심 피의자 이종필 전 부사장·김봉현 회장 체포)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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