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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오는 전두환 직접 보겠다”…27일 재판 앞두고 방청권 추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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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오는 전두환 직접 보겠다”…27일 재판 앞두고 방청권 추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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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시민들에게 꼭 사죄하기를 바랍니다.”

24일 광주지법에서 만난 이정휴씨(65)는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광주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할 것으로 보이는 전두환 전 대통령(89)을 직접 보기위해 이날 진행된 법원의 방청권 추첨에 참여했다.

24일 광주지법에서 진행된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에 대한 방청권 추첨에 참여한 시민들이 방청권을 신청하고  있다. 법원은 추첨을 통해 33명에게 방청권을 나눠줬다.

24일 광주지법에서 진행된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에 대한 방청권 추첨에 참여한 시민들이 방청권을 신청하고 있다. 법원은 추첨을 통해 33명에게 방청권을 나눠줬다.


1980년 당시 택시운전사였던 이씨는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다. 그는 5월20일 계엄군의 폭력 진압에 항의하기 위해 금남로에서 진행된 ‘차량 시위’에 참가했다가 계엄군에게 구타를 당했다. 이씨는 “계엄군들이 차량 유리창을 부수고 끌어 내린 뒤 무차별 폭행했다”면서 “어렵게 현장을 벗어났지만 머리에서 피가 흘렀다”고 말했다.

이씨는 “내가 당했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당장 보복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다”면서 “광주 법정에 선 전 전 대통령이 진심을 담아 잘못했다고 사죄하면 광주시민들은 받아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광주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부가 변경되면서 소환장이 발부된 전 전 대통령은 오는 27일 오후 2시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원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재판 방청권을 추첨을 통해 나눠줬다. 법정 좌석 75석 중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33석만 일반인 방청이 허용됐다. 방청권을 신청한 시민 60명은 추첨이 시작되자 신청자들은 두 손을 모으거나 팔짱을 끼는 등 긴장된 모습을 보이다 자신의 번호가 불리면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


박라현양(17)은 “나쁜 일을 한 전 전 대통령이 법정에 서는 실제 광경을 보는 것만으로 기대가 된다”며 “나쁜 짓에 대한 정당한 처벌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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